관찰예능 콘셉트 ‘셰어하우스’ ‘룸메이트’… 일본 예능 베끼기 논란서 벗어날까

입력 2014-04-16 03:05


연예인의 일상은 어떨까. 여럿이 한집에 모여 살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같은 소재의 예능 프로그램 두 편이 나란히 안방극장을 찾는다.

오는 20일 첫 방송되는 SBS ‘일요일이 좋다-룸메이트’는 남녀 연예인 11명이 한집에 함께 머물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는다. ‘룸메이트’에 앞서 16일 선을 보이는 올리브TV ‘셰어하우스’도 9명으로 출연진 숫자만 다를 뿐 연예인들의 공동생활을 모티브로 삼았다. 작위적인 연출을 최대한 배제하고 자연스럽게 카메라가 쫓아가는 관찰형 예능 형식도 동일하다.

특이한 설정처럼 보이지만 새로울 것도 없다. 남녀 출연진들이 한 공간에 모여 이야기하고 갖가지 미션을 펼치는 포맷은 유재석을 일약 ‘국민MC’로 만든 MBC ‘목표달성! 토요일-스타 서바이벌 동거동락’(2000) 이후 끊임없이 반복돼 왔다. 과거 ‘패밀리가 떴다’(2010) ‘짝’(2011) ‘맨발의 친구들’(2013)부터 최근 ‘런닝맨’에 이르기까지 SBS가 유달리 집착하는 장르기도 하다.

동거라는 소재도 이미 KBS ‘인간의 조건’에서 활용되고 있는 만큼 차별화를 꾀하는 관건은 역시 출연진이다. ‘룸메이트’는 그동안 예능 나들이가 뜸했던 가수 신성우과 배우 홍수현을 전면 배치했다. 젊은 층을 잡기 위해 그룹 투애니원의 박봄과 엑소의 찬열 등 아이돌도 캐스팅했다. ‘셰어하우스’는 손호영과 이상민, 최희 등이 출연한다. 디자이너 김재웅과 황영롱이 합류한 것이 이채롭다.

뚜껑은 아직 열리지 않았지만 ‘룸메이트’와 ‘셰어하우스’ 모두 시청률이 부진할 경우 내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소위 ‘신상’ 예능이지만 벌써부터 표절 논란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첫 방송도 하지 않았지만 인터넷 커뮤니티와 트위터 등에선 일반인 대신 연예인이 출연하는 것을 빼면 2012년부터 인기리에 방영 중인 일본 후지TV ‘테라스 하우스’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SBS 하승보 예능국장은 지난 4일 기자간담회에서 “어차피 프로그램 기획이라는 것은 그 시대의 트렌드를 염두에 두고 하는 것”이라며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도 Mnet ‘슈퍼스타K’ MBC ‘위대한 탄생’ SBS ‘K팝 스타’가 다 달랐듯이 ‘룸메이트’를 보고 평가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셰어하우스’ 이수호 PD도 14일 제작발표회에서 “우리는 가족이 아닌 다른 식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은 시대상을 반영했다”고 차별성을 강조했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