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나온 책] 추근추근 하시지라 外
입력 2014-04-16 03:04
추근추근 하시지라/지정희 지음/홍림
서남쪽 먼바다에 위치한 우이도라는 낙도에 들어가 산 지 10년. 저자는 이곳에서 험한 바다와 함께한 섬사람들, 배움이 적고 세상과의 단절 속에서 평생 우이도에서 살아온 할머니들의 애환을 재치와 여유로운 문체로 써내려갔다. “파마머리가 빨리 나오지 않았다. 배를 타고 집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마음이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이러다 오늘 못 들어가는 것 아닐까, 생각하는데 박 권사가 전화기를 집어든다. ‘선장님, 여기 우이도 권사님 파마하고 있어라. 배 좀 추근추근 몰고 오씨오.’ 그날 나는 문제 없이 예쁜 머리를 하고 우리 섬 동리로 들어왔다.” ‘추근추근’은 섬에서 쓰는 ‘천천히’란 뜻의 사투리다. 74컷의 우이도 풍광 사진과 함께 어우러진 이 책은 검소와 담백함에서 오는 여유를 느끼게 해준다. 삶이 고단한 영혼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책.
봄을 앓는 아이들/문경보 지음/예책
‘문청소년교육상담연구소’ 소장인 저자가 대광고에서 17년간 학생들과 웃고 울으며 겪었던 삶을 촘촘히 담은 일기이자, 자신을 돌아보는 반성문인 동시에, 학생들을 향한 뜨거운 연서이다. 또 2007년 출간됐을 당시 그날의 봄 이후, 이 이야기에 등장했던 학생들의 현재 살아가는 모습과 그때의 사건을 다시 생각하며 조금 성숙해진 선생님의 마음을 담은 개정증보판이다. 저자는 꿈과 희망 없이 지내는 아이들을 보듬고 상처를 치유하는 봄 햇살 같은 선생님이다. 매일 무단결석과 지각은 다반사에, 선생님과 엄마에게 대들고, 입시로 힘겨워하는 그런 아이들을 눈물로 바라봐 주는 선생님이다. 책은 그런 아이들과 선생님이 함께 울고 웃으며 “그래도 삶은 아름답다고 함께해서 행복하다”고 환호성을 내지르는 성장의 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