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바꿨을 뿐인데… 활짝 스타일이 사네~
입력 2014-04-16 03:06
“올봄 스타일 변신에 도전해보세요.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하면 마음과 삶에도 변화가 옵니다.”
봄바람이 불던 지난 9일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 홍익대 홍문관 스튜디오에서 만난 패션디자인과 간호섭(사진) 교수. 그는 “집이나 사무실 인테리어가 바뀌어도 삶에 활기를 더해주기 마련인데 몸에 걸치는 옷은 그 영향이 더욱 크지 않겠느냐”면서 웃었다.
한·중패션산학협회 명예회장을 맡아 한국 패션의 중국 진출을 돕고 있는 그는 최근 문을 연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의 직원 유니폼을 디자인했다. DDP 건축의 큰 특징인 유기적인 곡선을 유니폼의 실루엣과 절개에 활용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패션 디자이너를 발굴하는 한 케이블 채널의 리얼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시즌 1∼4에서 멘토로 활약해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요즘에는 현대홈쇼핑 ‘트렌드톡’에서 일반 여성들의 패션 멘토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는 그에게 “옷을 멋있게 입으려면 어떻게 하면 되느냐”고 물었다.
“무엇보다 많이 입어 보셔야 합니다. 요즘 패션 매장에선 고객들이 옷을 자유롭게 입어 볼 수 있지요. 이것저것 갖고 탈의실에 들어가 입은 다음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춰 보세요.”
간 교수는 디자인과 소재, 컬러, 패턴의 복합체인 옷은 입는 사람의 체형과 헤어스타일, 피부 톤과 어우러져야 진정한 멋이 살아난다면서 자신의 스타일을 찾기 위해선 실전(?)을 많이 쌓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군살이 붙기 시작하는 중년 여성들은 날씬해 보이고 싶어 작은 옷을 고집하기도 하는데, 이는 스타일을 망치는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옷이 작으면 군살이 더 도드라져 보인다는 것.
그는 “이제까지 입던 스타일을 갑자기 바꾸기는 쉽지 않으니 작은 변화부터 시도해보라”고 조언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검정색을 입는 ‘올 블랙(all black) 스타일’, 무늬가 있는 옷은 단색 옷과 같이 입는다는 원칙을 고수하는 ‘고루한 스타일’, 캐주얼 상의에는 캐주얼 하의만 입는 ‘한 벌 스타일’은 무난하지만 멋이 없다. 밋밋한 차림을 개성 넘치는 스타일로 바꿔 주는 간 교수의 코디 제안을 소개한다.
무늬 있는 옷과 같이 입는 옷은 단색, 특히 무늬 속에 들어 있는 색 중 하나를 고르는 것이 일반적인 코디 요령이다. 실패할 염려는 없지만 지루하다. 올봄 유행하는 기하학적인 무늬나 꽃무늬 민소매 원피스를 입을 때 줄무늬 카디건을 입어보자. 그럼 산만해지는 건 아닐까? 무늬는 달라도 색상을 통일해 주면 그런 걱정은 접어 두어도 된다. 베이지색 바탕에 빨강 감색 무늬가 있는 원피스라면 베이지색과 빨간 줄무늬 카디건을 걸쳐 보라. 한결 멋스럽다. 베이지색 구두를 신고 봄 느낌이 물씬한 초록색 핸드백으로 포인트를 주면 멋진 봄차림이 된다.
한벌 정장 또는 야상(야전 상의)에 청바지 등 캐주얼 차림을 고집했다면 믹스(mix) & 매치(match)를 시도해보자.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것을 섞어 입는 믹스 & 매치는 개성을 뽐낼 수 있는 옷 입기다. 청바지에 샤넬이 즐겨 사용해 고급스런 소재로 자리 잡은 트위드 재킷을 입는다면 디자인과 소재의 믹스 & 매치를 즐길 수 있다. 올봄 유행하는 뱀피 무늬 스니커즈를 신고 머리에 선글라스를 머리띠처럼 살짝 올려 주면 금상첨화. 활동성과 멋을 살린 이런 차림으로 직장 야유회나 자녀의 학교 운동회에 참석한다면 패션 센스가 돋보일 것이다.
날씬하고 세련돼 보인다는 이유로 옷은 물론 가방, 구두까지 전부 검정으로 입는 여성들이 꽤 많다. 지금까지 ‘올 블랙(all black)’을 사랑했다면 한두 가지만 검정에서 벗어나보자. 무채색을 즐겼던 이들이 갑자기 원색으로 넘어가면 어색할 수도 있다. 검정 스커트에 흰색 상의, 메탈 느낌의 구두로 조금만 변화를 줘보자. 우아한 A라인 검정스커트에 상의는 독특한 조직감이 느껴지는 흑백줄무늬 니트를 입고, 은색 구두를 신으면 올봄 유행하는 레이디 라이크 룩이 된다. 검정 가방에 상큼한 색 잡지 한권 넣어 주면 흑백 모노톤의 옷차림에 리듬감이 살아난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