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양육하고 싶어도 시간이 없어요”… ‘해피 파더 페스티벌’ 참가한 아버지들의 호소
입력 2014-04-16 03:03
“아내와 가치관이 다르고, 일이 너무 많아 힘들다. 자녀 양육을 하고 싶어도 시간이 없다.”
우리나라 아버지들이 하소연하는 현실이다. 경기도 파주 영산수련원에서 개최된 ‘해피 파더 페스티벌’ 1박 2일 캠프에 참가한 아빠들은 캠프 둘째 날인 13일 ‘왜 우리나라 남성이 일·가정을 양립할 수 없나’를 주제로 열린 토론에서 일상에서 느끼는 불만과 고민 등 속내를 드러냈다. 한국일가정양립재단 주관으로 열린 이번 캠프에는 54명의 아빠가 참가했다.
‘배우자 자녀에게 느끼는 가장 큰 불만’을 털어놓는 제1 토론에선 참가자 25%가 양육방식, 교육철학, 생활습관 등에서 배우자와 다른 가치관을 꼽았다. 2위는 아내의 과소비, 게으름 등 아내의 살림살이를 들었다. 15%는 말 안 듣고 고마움은 모르고 바라기만 하는 아이들을 꼽았다. 가장의 책임감을 이해 못 하는 가족(8%)과 가사·양육 분담을 요구하는 아내(8%)에 대해서도 야속해했다.
‘자녀 양육에 참여하지 못 하는 원인’을 찾는 제2 토론에선 절반 이상인 52%가 야근, 초과근무 등 과중한 업무를 그 이유로 들었다. 일부 아빠들은 개인 시간 투자 및 휴식(17%), 양육지식 및 참여 의지 부족(9%) 등 ‘내 탓’이라고 솔직히 털어놓기도 했다.
캠프에 참가한 아빠들은 “아버지들도 육아휴직을 갈 수 있게 법은 돼 있지만 그림의 떡”이라고 입을 모았다. 각종 제도를 이용하지 못하는 이유로 참가자의 절반(50%)이 ‘인사에 영향이 있을까 봐’라고 답했다. ‘동료에게 업무 부담이 갈까 봐’(18%)에 이어 ‘해고될까 봐’(9%)를 꼽은 이들도 있다. 아빠들은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기 위해선 국가에서 책임지는 양육지원 강화(30%), 근무시간단축 강제시행을 위한 국가재정지원(19%), 교육제도 개혁(14%) 등의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육제도 개혁과 관련해선 공교육 강화로 자녀 여가 보장, 인간존중 교육 등이 세부 항목으로 제시됐다.
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