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학 구조조정 칼바람… 학내외 반발 확산
입력 2014-04-15 16:35
[쿠키 사회] 전국 대학들이 교육부의 대학특성화사업과 연계한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상아탑’이 휘청거리고 있다. 폐과와 통·폐합 대상이 된 학과 구성원들은 합리적인 기준 없이 구조조정이 추진되고 있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강원대는 2016학년도부터 사범대학 한문교육과와 가정교육과 등 2개과를 폐과하기로 했다. 또 인문대학에서 불어불문학과와 독어독문학과를 합치는 등 모두 9개과를 3개 학부로 통합할 방침이다. 이에 독어불문·불어학과 교수와 학생, 총동문회는 15일 성명을 내고 “구성원인 교수, 학생과 협의과정도 없이 진행된 구조조정은 불합리하고 비민주적인 만큼 학과 통·폐합을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충북 서원대는 지리교육과 정원 30명 중 10명을 감축하고 미술학과와 뷰티학과를 통합, 미술뷰티학과로 운영키로 했다. 한국교원대는 독어교육과, 불어교육과, 중국어교육과를 한데 묶어 제2외국어학부(가칭)로, 기술교육과와 가정교육과는 기술·가정교육학부로 개편하는 등 입학 정원의 10%를 감축키로 했다.
경북대는 내부적으로 학과 통·폐합 등 구조조정안을 정했다. 조정안에는 글로벌인재학부 폐지 방침이 포함돼 해당 학과 학생과 학부모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구 계명대는 2015학년도부터 19개 단과대학을 통합해 14개로 줄이고 내년부터 10여개 학과에 대한 신입생 모집도 중지할 방침이다.
지방 대학들의 이 같은 행보는 정부가 올해부터 추진키로 한 ‘지방대학 특성화사업(CK-Ⅰ·University for Creative Korea)에 따른 것이다. 대학들은 정원을 더 많이 감축할수록 가산점이 높아져 사업 선정에 유리해 진다. 대학들은 오는 30일까지 교육부에 구조조정 계획을 제출해야 이 사업을 유치할 수 있다. 교육부는 올해 이 사업을 통해 전국 60~70개 대학에 2031억원의 예산을 지원하는 등 앞으로 5년간 1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문제는 각 대학들이 학과 충원률과 취업률을 구조조정 기준으로 삼으면서 인문과 자연, 예체능 등 기초학문이 구조조정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강원대 불문과 총동문회는 “대학이 평가지표 향상에만 몰두하면서 ‘기초학문 죽이기’라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우려했다. 춘천=서승진 기자, 전국종합 sjseo@kmib.co.kr
춘천=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