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업체서 억대 뒷돈 받은 의혹… 신헌 대표 피의자 신분 소환

입력 2014-04-15 03:13

롯데홈쇼핑 납품비리 과정에서 억대 리베이트를 상납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신헌(60) 롯데백화점(롯데쇼핑) 대표가 14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서영민)는 신 대표를 상대로 금품수수 경위와 임직원들의 리베이트 및 횡령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 등을 집중 조사했다. 신 대표는 오전 10시 출석이 예정됐지만 소환 일정이 언론에 공개되자 기자들을 피해 1시간 이른 오전 9시쯤 검찰에 출석했다.

신 대표는 2008년 3월∼2012년 2월 롯데홈쇼핑 대표 시절 임직원들이 납품업체로부터 받은 리베이트와 횡령액 일부를 건네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최근 구속한 이모(50) 방송본부장 등이 롯데홈쇼핑 사옥 이전 과정에서 인테리어 공사비용을 부풀려 지급한 뒤 되돌려 받는 수법으로 횡령한 수억원 중 일부를 신 대표에게 전달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신 대표가 임직원들을 통하지 않고 납품업체 대표들로부터 직접 금품을 받았다는 진술도 확보해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납품업체 대표들은 신 대표가 롯데백화점 중간 간부로 일하던 시절부터 관계를 맺어 왔다고 한다. 검찰은 신 대표가 상납 받은 금품 액수가 억대에 달하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신 대표는 “업무추진비 명목으로 돈을 받은 적은 있지만 리베이트 등을 지시하거나 요구한 적은 없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신 대표 조사를 마치는 대로 조만간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신 대표가 상납 받은 자금을 그룹 내 다른 고위층이나 정·관계 인사에게 제공했는지 여부도 조사할 방침이다. 신 대표는 롯데그룹 공채 출신으로 신격호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롯데홈쇼핑 납품비리 의혹에 대한 본격 수사착수 이후 이 본부장과 신모(60) 전 롯데홈쇼핑 영업본부장, 이모(47) 전 생활부문장, 김모(50) 고객지원부문장, 정모(44) 전 상품부문장(MD) 등 전·현직 임직원 5명을 구속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