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주간에 되새기는 가상칠언

입력 2014-04-15 03:19

십자가에 못 박은 사람을 용서하고 회개한 강도에게 낙원을 선포하신 예수 그리스도는 이제 어머니에게 눈을 돌린다. 그리고 자신이 처한 인간적 고통을 호소한다.

효도의 십자가

“여자여 보소서 아들이니이다…보라 네 어머니라.”(요 19:26∼27) 십자가 위의 주님께서 사람들에게 일러주는 말로서는 마지막 말씀이다. 어머니 마리아는 이 순간 세상에서 가장 가슴 아픈 여인이었다. 하지만 이 일은 오래 전 ‘칼이 네 마음을 찌르듯 하리라’(눅 2:35)는 말씀으로 예고됐다. 예수님은 어머니의 마음을 깊이 헤아렸다.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메시아의 길, 그것을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은 없지만 대신할 수 있는 아들의 자리를 제자 요한에게 부탁했다. 고려신학대학원 최승락(신약학) 교수는 “‘보소서 아들이니이다’는 말씀은 ‘내가 아들’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요한을 마리아에게 묶어주는 구조 속에서 ‘그가 아들’이라는 의미”라며 “출생의 관계는 아니지만 부모와 자녀의 언약적 관계를 맺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수의 십자가

예수님은 “내가 목마르다”(요 19:28)고 말씀하셨다. 이는 예수님이 겪은 고통과 소외, 멸시를 나타낸다. 동시에 자신이 누구이며 십자가에서 한 일이 무엇인지를 알려 준다. 예수님은 인간이었기에 갈증을 호소했고 동시에 우리를 구원하셨다. 그는 자신의 죽음을 통해 사람들에게 생수를 제공하셨다. 이는 ‘성경으로 응하게 하려’(요 19:28)하심이었다. 십자가 사건은 메시아 예언의 성취였다. 청교도 주석가인 메튜 헨리는 “만일 그리스도가 십자가 고난을 당하지 않았다면 우리 모두는 영원한 갈증으로 고통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그의 순종의 죽으심을 통해 우리가 나음을 얻었다”며 “우리 역시 순종의 제사로 주님을 기쁘시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