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박창명] 가족애 키우는 입영문화제

입력 2014-04-15 02:32


우리는 일생을 살아가면서 ‘일을 피할 수 없으면 그 일을 즐겨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이는 미국의 심장전문의 로버트 엘리엇의 저서 ‘스트레스에서 건강으로: 마음의 짐을 덜고 건강한 삶을 사는 법’ 중에서 ‘싸울 수도 없고 도망갈 수도 없으면 흐르는 대로 자신을 맡겨 흐르게 하라’는 말에서 유래했다.

병역의무는 대한민국 젊은이들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열정을 쏟을 한창 나이에 피할 수 없는 큰 장애물로 많은 스트레스를 안겨주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신세대 젊은이들은 이를 역발상으로 전환하여 오히려 즐길 뿐만 아니라 힘들고 어려운 일에 도전하기를 주저하지 않고 있다.

요즈음 모 방송사의 리얼 입대 프로젝트 ‘진짜 사나이’ 프로그램에 대한민국 국민들이 열광하는 것을 매우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의 많은 것을 군대에서 배웠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제 군대는 사회의 축소판이 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오랜 세월이 흘러도 군생활을 통해 생겨나는 남자들만의 진한 땀방울과 전우애로 동고동락했던 것에 공감하고, 성격이 다른 많은 사람과 공존하는 법을 배우고,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극한 한계에 도전하면서 인생의 또 다른 지침을 얻는 기회였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군대 가기가 대학 가기보다 어렵다는 보도를 종종 접한다. 병무행정의 책임자로서 젊은이들이 기성 세대가 생각하는 것보다 나약하지 않으며 어려움을 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려는 자세가 한없이 고맙고 기특하기만 하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입영하는 이들이 있기에 국민들이 굳건한 국가안보를 신뢰하고 이들의 고귀한 도전에 감사하는 것이다.

병무청에서는 이들의 아름다운 출발을 응원하고 당당하게 군생활을 할 수 있도록 입영하는 젊은이들과 가족, 친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현역병 입영문화제’를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이 행사는 2011년 시범 운영을 거쳐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해 올해 3년차로 정착의 단계를 넘어 새로운 입영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이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관하는 국민 생활공감 정책과제로 선정되어 병무청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과거에 부모들은 ‘어떻게 하면 군대를 안 보낼 수 있을까’ 아니면 ‘어떻게 하면 편한 곳으로 보낼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면 지금은 ‘어떻게 하면 원하는 시기와 적성에 맞게 군대를 보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다. 또한 요즘 젊은이들에게 군대는 ‘사서 하는 고생’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병역을 이행하기 위해 먼 타국에서 조국을 찾는 국외 영주권자가 있는가 하면, 질병을 치유한 뒤 현역병으로 자진 입영하는 용기 있는 이야기들이 우리를 훈훈하게 한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맞춰 입영하는 젊은이들을 격려하고 부모와 가족에게 감사하는 입영문화제를 통해 병역 이행의 자긍심을 높이고, 국민이 행복한 병역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올해 입영문화제는 15일 102보충대를 시작으로 전국 13개 입영부대에서 연간 42회(육군 34회, 해·공군 8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 행사는 병무청 주관 하에 민·관·군이 합동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부모님 업고 걷기, 세족식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지역·민간 예술단체 공연 및 식당, 숙박, 이·미용 시설에서 이용료 할인 등의 혜택을 부여함으로써 추억을 만들고 가족애를 돈독히 하는 시간이 되고 있다. 쉽지 않은 길을 선택한 우리 젊은이들을 격려하는 장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앞으로 보다 발전된 입영문화제를 통해 군 입영을 격려와 축하의 장으로 승화시켜 ‘병역이 자랑스러운 신(新)병역문화 창조’의 출발점이 되고, 나아가 젊은이들이 군복무를 통해 진짜 사나이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박창명 병무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