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과의 동행] 지름 0.5∼1㎝ 구멍만 뚫고 소화기암 수술… 인천성모병원 복강경·로봇수술법 도입
입력 2014-04-15 02:49 수정 2014-04-15 19:35
소화기암의 경우 과거에는 배를 열고 수술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배를 크게 절개하기 때문에 출혈과 통증이 많고, 감염 위험이 있었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최근 도입된 것이 복강경과 로봇수술이다. 이 수술법은 배에 구멍 몇 개만 뚫고 카메라와 수술 기구를 넣어 진행한다. 김진조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화기외과 교수는 “복강경 수술은 배를 절개하지 않기 때문에 흉터와 통증, 출혈이 적어 회복이 빠른 이점이 있다. 흉터가 거의 없어서 미용적으로도 좋다”며 “소화기질환에서 배를 열고 하던 많은 수술이 점차 복강경술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복강경 수술은 배꼽 한 곳만 조금 절개해 수술하는 단일절개 복강경 수술로까지 발전했다.
◇배에 지름 0.5∼1㎝ 구멍만으로 수술=복강경 수술을 할 때는 배에 지름 0.5∼1㎝의 구멍 4∼5개를 뚫는다. 이곳을 통해 트로카라는 투관침을 삽입한 후 이산화탄소를 주입해 수술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한다. 이후 배의 구멍으로 카메라와 수술 기구를 넣는다. 카메라는 의료진이 수술 부위를 직접 눈으로 보는 것보다 1.5배 이상 확대한 모습을 모니터를 통해 보여준다. 육안으로 잘 보이지 않는 부위도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어 세밀한 수술이 가능하다. 배의 구멍으로 수술 기구를 삽입해 암 등 문제가 있는 부위를 자른 후 끄집어낸다. 복강경 수술은 주위 장기나 조직에 거의 손상을 주지 않으면서 정확하고 안전하게 수술할 수 있다. 수술 스트레스가 적어 회복 기간이 단축된다. 일부 위암은 절제부터 재건까지 모든 과정을 복강경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 인천성모병원은 2004년 5월 국내 처음으로 복강경만으로 위 절제 후 재건까지 완료하는 전(全)복강경 위암 수술에 성공했다. 로봇수술도 배에 구멍 몇 개만 뚫고 진행하는 수술법이다. 로봇수술에 달린 카메라는 복강경보다 더 확대된 3차원 시야를 보여줘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
◇배꼽 부위로 수술하는 단일절개 복강경 수술로 발전=최근엔 복강경 수술이 더욱 발전해 배꼽 부위의 구멍 하나로 수술할 수 있는 단일절개 복강경 수술에까지 이르렀다. 단일절개 복강경 수술은 배꼽 부위에 단 한 곳만 절개해 진행하기 때문에 흉터가 거의 없어 미용적으로 우수하다. 이윤석 인천성모병원 소화기외과 교수는 “인천성모병원의 경우 단일절개 복강경을 이용한 충수 절제술, 탈장 교정술을 시행한다. 단일절개 복강경으로 대장암을 수술하기도 한다”며 “대장암 수술은 정밀하게 이뤄져야 재발률이 낮고 부작용이 적다. 복강경과 로봇을 이용한 대장암 수술은 카메라를 통해 수술 부위를 확대해서 보면서 진행하기 때문에 항문과 성기능, 배뇨기능을 살리는 비율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송병기 쿠키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