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외교 2인자 번스, 10월 은퇴
입력 2014-04-14 02:08
미국 외교 당국 2인자인 윌리엄 번스(58) 국무부 부장관이 오는 10월 은퇴한다고 국무부가 11일(현지시간) 밝혔다.
미 정부 내 중동 전문가로 꼽히는 번스 부장관은 1982년부터 지금까지 32년간 외무 공무원으로 재직하며 중동에서만 20년간 외교관을 지냈다. 82년 요르단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공직을 시작해 대통령 특별보좌관, 국가안보회의 국장 등을 거쳐 98년 요르단 대사에 부임했다. 그는 미국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협상 등 주요 중동평화 회담이 열릴 때마다 중재 책임자로 참여했다. 94년 미국 시사주간 타임이 뽑은 ‘젊은 지도자 100인’에 들었을 정도로 존재감이 강한 인물이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출범한 2001년에는 국무부 중동 지역 담당 차관보로 발탁됐다. 2005년부터 러시아 대사를 지낸 뒤 2008년 국무부 정무 차관에 기용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1기 행정부가 들어선 이듬해부터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보좌했다. 국무부 부장관에 임명된 건 2011년 5월이다. 국무부 터줏대감 같은 그는 오바마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유엔 주재 대사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한때 은퇴를 고려했지만 오바마 대통령과 존 케리 국무장관의 요청으로 몇 차례 퇴직 시점을 늦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번스 부장관은 미국이 중동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2012년에는 이란과의 비밀 협상을 이끌었다. 현재 진행 중인 이란 핵 프로그램 중단 협상은 그의 노력의 결실로 꼽힌다. 지난 1월에는 한국을 방문해 북한 도발 문제를 협의하는 등 한국 중국 일본을 오가며 대북 정책을 조율했다.
강창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