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 총무상 야스쿠니 참배… 日 “개인적 행동” 선긋기

입력 2014-04-14 02:08

일본 아베 신조 내각의 각료인 신도 요시타카(56) 총무상이 12일 태평양전쟁 일본인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했다. 한국과 중국은 즉각 반발했고, 일본 정부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외교적 영향이 확대되지 않도록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신도 총무상은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야스쿠니 신사에서 열린 이오지마 전투 위령제에 참석, 다른 참석자 약 80명과 함께 참배했다고 교도통신 등이 보도했다. 아베 내각 중 대표적인 극우성향 각료인 신도 총무상은 제2차 세계대전 말기 이오지마 수비대를 지휘했던 구리바야시 다다미치 육군 대장의 외손자다. 이오지마 전투 전사자 유족들로 구성된 ‘이오지마 협회’의 고문인 신도 총무상은 해마다 야스쿠니에 참배하고 있다.

한국 외교부는 “일본 정치인들은 이러한 시대착오적 행위를 하루속히 그만두라”고 비판했고,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일본 현 내각의 역사 문제에 대한 잘못된 태도를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아베 정권은 23∼25일로 예정된 오바마 미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앞두고 “신도 총무상의 참배는 개인으로서의 행동”이라고 선을 긋고 대응할 계획이라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이번 신도 총무상의 참배를 야스쿠니 춘계 대제(21∼23일) 시작 9일 앞둔 시점으로 잡은 것도 최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방일 일정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12월 26일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에 대해 미국 정부는 “실망했다”고 강하게 비판했고, 이후 아베 총리 보좌관들이 반발하면서 미·일 관계는 한동안 삐꺽댔었다.

일본은 미국의 또 다른 비판의 축이었던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성의’를 보였다. NHK 모미이 가쓰토 회장은 13일 자신이 일본군 위안부 관련 발언 등으로 물의를 빚은 데 대해 NHK방송에 직접 출연, “회장의 입장과 개인의 입장을 가리지 못한 채 발언한 부분이 있었다”고 시청자들에게 사죄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자민당은 집단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헌법해석을 변경하는 이른바 ‘해석개헌’에 시동을 걸었다. 12일 도치기현 우쓰노미야시에서 열린 ‘개헌 대화’ 집회에는 자민당 관계자를 중심으로 약 400명이 참석했다. 후나다 하지메 자민당 개헌추진본부장은 “아베 내각의 출범과 함께 개헌의 기운이 전국적으로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자민당은 2년에 걸쳐 전국 100여곳에서 개헌 대화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날 오사카시에서는 시민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헌과 집단 자위권 관련 헌법 해석 변경을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고 NHK는 전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