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시현, 10년 만에 화려한 복귀… KLPGA 롯데마트 여자오픈 공동 2위 퍼팅
입력 2014-04-14 02:59
‘엄마 선수’ 안시현(30·골든블루)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비록 1위 이민영(22)에 뒤져 10년만의 정상 탈환에는 실패했지만 안정적인 기량으로 올 시즌 부활을 예고했다.
13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스카이힐 제주골프장(파72·6187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국내 개막전인 롯데마트 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 안시현은 버디 4개에 보기 1개로 3타를 줄이는데 그쳐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를 기록, 조윤지(23·하이원)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이날만 6타를 줄인 이민영이 합계 16언더파 272타로 통산 2승째를 따내며 내년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여자오픈 출전권도 획득했다.
전날 1타차 단독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나선 안시현은 퍼팅 불운으로 8번홀까지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그 사이 이민영이 5타나 줄이며 안시현을 4타차로 따돌리고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하지만 까다로운 그린 때문에 보기가 속출했던 9번홀(파5)에서 이민영이 3퍼트로 보기를 범한 사이 안시현이 2m 버디 퍼트를 넣어 김효주와 공동 2위로 올라 숨막히는 2타차 추격전이 벌어졌다.
안시현은 11번홀에서 2m 버디퍼트 성공으로 이민영에 1타차로 따라붙으며 역전 분위기를 살렸다. 12번홀에서도 두 선수는 나란히 버디를 기록했다. 숨막히는 1타차 승부는 17번홀(파3)에서 갈렸다. 안시현이 그린을 놓치며 보기를 범한 반면 이민영은 파로 막았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안시현의 이글 퍼트가 실패로 돌아가며 버디를 기록한 이민영의 우승이 확정됐다.
안시현은 딸 그레이스(2)에 부끄럽지 않은 선수가 되겠다며 지난 겨울 미국에서 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9주간 혹독한 훈련을 견뎌냈다. 해뜰때 골프장으로 나가 해질 때 숙소로 돌아오며 자신의 말대로 “고 1 이후 가장 열심히 훈련을 했다”고 했다. 드라이버 비거리는 10살 가량 어린 후배들에 비해 덜 나갔지만 아이언샷은 홀컵 2m 내외로 달라 붙었고, 몇 개의 퍼팅이 아쉬웠지만 안정적이었다.
2003년 국내에서 열린 미국 LPGA 투어 CJ나인브릿지 클래식에서 우승한 뒤 이듬해 미국에 진출한 안시현은 결혼과 이혼, 출산 등으로 지난 2년여를 쉬었지만 공백기가 무색할 정도로 절정의 샷을 뽐냈다. 2011년까지 LPGA 투어에서 활약한 안시현은 작년 11월 ADT캡스 챔피언십에서 추천선수로 국내 무대를 조심스럽게 타진한 뒤 시드전을 당당히 통과해 정규 투어에 명단을 올렸다.
대회 코스인 롯데스카이힐 제주 골프장에서 처음 경기를 하지만 대회를 앞두고 연습 라운딩을 한 차례 한 뒤 제주도 특유의 착시 현상이 괴롭히는 까다로운 코스에 재빨리 적응하는 관록을 보여줬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