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선물… 강수진 국립발레단장, 24살 이재우 수석무용수로 승급

입력 2014-04-14 02:11


강수진(47·사진) 국립발레단 단장이 지난 11일 저녁 ‘백조의 호수’ 공연이 끝나고 무대에 올라 단원 한 명에게 깜짝 선물을 안겼다. 행운의 주인공은 이날 지그프리트 왕자를 연기한 솔리스트 이재우(24)다.

강 단장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박스석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공연을 지켜보며 박수를 보냈다. 공연이 끝나고 무용수들이 관객의 박수를 받으며 인사하는 사이 강 단장이 갑자기 무대 위로 걸어 들어왔다. 마이크를 든 강 단장은 “우리 무용수들 오늘 참 잘했죠. 박수 한 번 쳐 주세요”라고 말한 뒤 옆에 서 있던 이재우의 팔을 붙잡았다.

강 단장은 “이제 스물네 살인 재우씨가 어제 악마 로트바르트와 오늘 지그프리트라는 서로 다른 두 역할을 정말로 잘해줬다”며 “최근 콩쿠르 준비로 바빴는데 공연 준비까지 묵묵히 잘해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는 “이재우를 이 자리에서 수석무용수로 승급시키기로 결정했다”고 깜짝 발표를 했다.

갑작스러운 선물을 받은 이재우는 강 단장과 관객의 박수를 받으며 감격에 겨워 눈물을 내비쳤다.

일반적으로 솔리스트는 다음 단계인 그랑솔리스트를 거쳐 수석무용수로 승급된다. 이재우를 솔리스트에서 바로 수석무용수로 승급시킨 것은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발레단 관계자는 “아무도 모르게 이뤄진 결정으로 국내 발레단에선 이례적인 일이지만 외국 발레단에서는 종종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재우는 서울 국제무용 콩쿠르 발레 주니어 은상과 동아무용 콩쿠르 은상 및 금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을 졸업하고 2012년부터 국립발레단에서 솔리스트로 활동해왔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