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시대 문화·역사 관심갖는 계기 만들어”

입력 2014-04-14 02:37


인터뷰 - 국민일보 ‘고고학으로 읽는 성서’ 연재 마친 임미영·김진산 목사

성경의 현장을 고고학적 발견과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국민일보 지면에 생생하게 소개해 독자들의 뜨거운 성원을 받았던 ‘고고학으로 읽는 성서’가 지난 11일자 79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고대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을 지면에 입체적으로 재현해온 두 필자 임미영 김진산 목사를 지난 7일 만나 뒷얘기와 소회를 들어보았다.

“국민일보에 글이 실리는 금요일이면 모르는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는 받질 않아요. 질문이나 문의가 워낙 많아서 때론 곤란할 정도였어요. 때론 저를 찾아와 직접 물어보시는 분들도 있으시고, 강의를 들으러 오시기도 하셨어요.”

임 목사는 1년 6개월여에 걸친 연재를 마친 시원섭섭함을 이렇게 대신 표현했다. 의외로 많은 기독교인들이 성경의 역사적 배경과 당시의 정치·문화적 환경을 몰랐다. 이스라엘을 다녀온 이들도 예수무덤교회가 진짜인지, 지금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구약성경의 블레셋 사람과 같은 족속인지 속시원한 답을 들을 수 없었다. ‘고고학으로 읽는 성서’는 이런 궁금증을 탄탄한 고고학적 지식 위에서 차분하게 풀어주었다.

김 목사는 “평신도 독자들이 더 열심히 읽어주셨다”며 “그동안 교회 현장에서 성경 시대의 문화와 역사가 너무 무시돼 왔던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사실 교회에서는 그동안 역사적 예수에 대한 연구라든지 사회학적 성서 해석은 자유주의적 정치신학으로 연결되는 것으로 여기며 이를 언급하는 것조차 금기시해왔다.

13년 동안 이스라엘에서 역사학과 고고학을 연구한 임 목사는 “이스라엘에선 지금도 양치기들이 물멧돌을 들고 다니고 병사들이 무기로 써왔다”며 “이런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면 다윗과 골리앗의 전투가 훨씬 더 생생하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김 목사도 “헤롯왕과 주몽이 같은 시대의 사람이라는 점만 알아도 성경을 역사적 맥락 속에서 새롭게 보게 된다”며 “문헌비평이나 고고학적 연구 성과 위에서 성경을 읽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학계와 교회의 간극을 좁히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스라엘에서 구약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두 필자는 본보의 연재물을 읽고 목회자들이 고고학과 역사학을 설교에 적용할 수 있도록 틀을 잡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기독교 출판계에서도 고대 제국의 각축전이나 당시의 사회 관습 속에서 성경의 사건을 풀어내는 인문학적인 성서읽기가 붐을 이루고 있다.

지난 2월 이집트에서 벌어진 한국인 테러 사건 때문에 성지순례가 위축되고 있는 점을 이들은 아쉬워 했다. 두 사람은 “성지순례는 17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며 “역사적 현장에서 오랜 신앙의 흔적을 목격하면서 신앙이 새로워지는 모습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임 목사는 매년 여름 고고학 발굴 현장을 찾는다. 올해도 6월29일∼7월12일 골리앗의 고향인 이스라엘 텔 에사피 국립공원에서 다윗과 골리앗의 발자취를 함께 발굴을 할 이들을 모집한다. 선착순 20명이며 30일 마감이다. 자세한 내용은 임미영 목사 (adiofpooh@hanmail.net)에게 문의하면 된다.

글·사진=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