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투표하면 남친 생긴다고?” 지방선거 현수막 요지경

입력 2014-04-14 02:28


[친절한 쿡기자]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벌써 거리마다 건물마다 ‘현수막’이 난립하고 있습니다. 예년 같으면 예비후보들이 명함 정도나 돌릴 시점인데 이번에 전국적으로 첫 시행되는 사전투표제 때문에 현수막 홍수가 빨리 찾아온 것입니다.

사전투표는 부재자 신고를 하지 않아도 주소지와 관계없이 신분증만 있으면 선거일 전 금·토요일에 전국의 모든 읍·면·동사무소에서 투표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이번 선거의 경우 5월 30일과 31일 이틀에 걸쳐 실시됩니다.

투표율 제고를 위한 아이디어에 동참한다는 이유로 여야와 예비후보들은 일제히 투표 독려 현수막을 내걸었습니다. 문제는 자신의 이름과 소속 정당을 현수막에 써 넣어 교묘하게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투표 독려 문구보다 정당과 예비후보 이름이 더 큰 촌극이 벌어질 정도입니다.

이런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측이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현수막이 인터넷과 SNS에서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투표하면 남친 생긴다!’는 문구가 담긴 이 현수막(사진)은 지난주부터 트위터 등을 통해 계속 퍼지고 있습니다. 대다수 네티즌들은 ‘유부녀는?’ ‘애인 없는 여성에 대한 노골적인 비하’ ‘너무 유치하다’ ‘제작한 주체가 누구인가’ 등 비판적인 반응을 쏟아냈습니다.

흔히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라고 말합니다. 꽃이 만발하려면 투표율이 높아야겠죠. 하지만 초등학생도 코웃음을 칠 문구로 투표장에 오라고 유혹하기보다는 정치권을 향한 국민들의 불신을 해소시켜 주는 것이 먼저 아닐까요. 투표율 상승을 위해 도입한 사전투표제가 현수막 공해로 인해 외면받지 않을지 걱정입니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