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피부염 극복하려면 폐 건강 먼저 돌봐야”… ‘2014 아토피 포럼’ 국회의원회관서 열려

입력 2014-04-14 02:26


아토피 피부염은 겪지 않은 사람은 그 고통을 모른다. 극심한 가려움증 때문에 일상생활을 수행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심지어 신병을 비관한 자살까지 부르기도 한다. 이런 아토피 피부염을 극복하려면 무엇보다 폐 건강을 돌봐야 한다는 흥미로운 주장이 제기됐다.

편강한의원 서효석 대표 원장은 1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2014 아토피 포럼’에서 “폐를 건강하게 가꾸면 아토피 피부염을 이겨낼 수 있다”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

‘아토피 치료, 그 해답은 무엇인가?’란 제목으로 열린 이날 행사는 아토피 피부염으로 인한 국민 피해 해소 대책을 마련할 목적으로 ㈔대한아토피협회(회장 박경애)와 국회 오제세 보건복지위원장실이 공동 기획했다.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딸에게 스테로이드 연고를 과다사용해 부작용이 생기자 이를 비관한 엄마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지난 1월의 사건이 계기가 됐다.

서 원장은 아토피에 대한 한의학적 해석을 바탕으로 이른바 ‘청폐요법(淸肺療法)’을 극복 방안으로 제시했다. 청폐요법이란 말 그대로 폐를 깨끗하게 청소한다는 뜻이다. 한의학에선 예로부터 ‘폐주피모(肺主皮毛)’라 하여 피부와 털은 폐가 다스리는 것으로 봤다. 이에 근거해 아토피 피부염 등 피부질환도 단순히 피부에 보이는 증상만 치료해선 병의 뿌리를 제거할 수 없고, 치료할 때 관련 폐 기능까지 동시에 바로잡아줘야 해결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서 원장은 아토피 피부염의 경우 땀구멍과 털구멍이 막혀 몸 밖으로 배출되지 못한 노폐물이 피하에 계속 축적되면서 독소를 배출함에 따라 피부가 일종의 몸살을 않는 것과 같다고 해석했다.

사람의 호흡은 폐가 95%를 도맡고, 피부의 땀구멍과 털구멍이 나머지 5%를 맡는다. 다시 말해 폐는 큰 호흡기관이고, 피부는 작은 호흡기관이다. 큰 호흡기관인 폐를 건강하게 만들어주면 작은 호흡기관인 피부도 자연히 좋아지게 돼 있다고 서 원장은 설명했다. 반대로 폐가 건강하지 못해 제 역할을 못하게 되면 피부 호흡도 덩달아 나빠져 피하에 노폐물이 계속 쌓이고, 아토피 피부염 발생 및 악화 위험이 높아진다.

결국 스테로이드제를 과도하게 쓴 나머지 증상이 좋아지는 듯하다가 다시 악화되기를 반복하는 중증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도 이 같은 원리에 따라 폐 기능을 강화하는 치료를 해주면 3∼6개월 만에 병의 뿌리가 완전히 뽑히게 된다는 것이다.

서 원장은 “폐가 튼튼해지면 면역기관인 편도가 튼튼해지고, 그 덕분에 알레르기성 비염과 천식 증상이 개선되거나 이를 예방하는 효과를 덤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김태윤 교수는 아토피 피부염의 치료 효과는 물론 향후 진행 상황을 예측 평가하는 바이오 마커가 개발될 경우 소염진통 목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스테로이드 및 비(非)스테로이드 계통 약물의 남용을 막으면서 아토피 피부염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대 수의대 강경선 교수는 “아토피 피부염에 효과적인 제대혈(탯줄혈액)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 현재 서울성모병원 의료진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제2상 임상시험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2017년쯤 상업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8∼2012년 아토피 피부염으로 국내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연평균 약 104만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 환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은 61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