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류머티즘성관절염과 TNF억제제
입력 2014-04-14 02:20
류머티즘성관절염 환자에게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그 동안 건강보험 급여기준이 까다로워 사용에 제한이 많았던 ‘TNF 억제제’ 사용에 따른 잠금장치가 최근 대폭 해제된 것이다.
과거 류머티즘성관절염 치료제는 생물학적제제인 TNF억제제를 사용하고 건강보험 급여혜택을 보려면 ‘질병 활성도 측정 수치’(DAS28)가 최소 5.1을 초과해야 가능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 수치가 3.2∼5.1인 경우도 영상의학 검사 상 관절 손상이 확인되면 TNF억제제를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게 건강보험 적용대상에 포함시켜줬다.
이런 상태의 환자는 겉보기엔 별 문제가 없으나 자기도 모르게 관절이 손상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본 것이다.
보통 초기 또는 중기의 류머티즘성관절염 치료에는 스테로이드제나 메토트렉세이트 제제 등 저용량 항암제가 쓰이기도 하는데, 이는 초·중기 단계에선 관절이 손상되고 있는데도 통증이 없어 환자들이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었다.
필자의 환자 중에도 그런 사례가 있었다. 40세 여성 환자로 중기 류머티즘성관절염 진단을 받고 1년 동안 메토트렉세이트 제제와 스테로이드제를 복용했다.
관절 손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영상의학 검사를 권유했으나 환자는 아픈 곳이 전혀 없다는 이유로 검사받기를 기피했다. 겨우 설득해 X-선 검사를 시행한 결과, 환자의 관절은 이미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손상된 것으로 판명됐다.
류머티즘으로 한 번 손상된 관절은 본래대로 다시는 회복되지 않는 게 특징이다. 또한 그로 인해 관절에 변형이 와서 일상생활을 수행하는데도 어려움을 겪게 된다. 류머티즘성관절염의 경우 초기부터 TNF 억제제 사용 등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이유다.
최근의 류머티즘성관절염 치료는 빠른 치유와 효과적인 염증 조절을 위해 생물학적 제제를 조기 투여하는 쪽으로 발전하고 있다.
TNF 억제제 중 하나인 ‘엔브렐’ 임상시험 연구결과를 보면, 조기 류머티즘성관절염 환자에게 사용 시 높은 임상적 관해율(치료 효과)과 탁월한 관절 손상 예방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관절 통증이나 변형이 없더라도 DAS28 수치 3.2∼5.1인 중기 류머티즘성관절염 진단을 받은 환자라면 정기적으로 영상의학 검사를 통해 관절손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권장된다. 류머티즘성관절염은 무엇보다 조기 진단 및 치료가 아주 중요한 질환이다.
김상현 동산의료원 류마티스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