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럽고 잘 안들리고… ‘감기후유증’ 주의보
입력 2014-04-14 02:18
최근 한낮엔 초여름 같은 날씨가 계속되고 있지만 아침저녁엔 서늘해 일교차가 커지며 감기 환자가 늘고 있다.
이럴 때 조심해야 하는 것은 감기뿐이 아니다. 감기를 앓은 후 나타나는 복병, 즉 감기 후유증도 경계해야 한다.
감기 후유증이라고 하면 대부분 폐렴을 떠올리지만, 같은 호흡기 계통이 아닌 예상치도 못한 곳에서 이상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감기를 앓고 난 이후 갑자기 어지러워 중심을 잡기가 어렵다거나, 귀가 먹먹해진다거나, 통화를 할 때 잘 안 들리는 증상이 나타났다면 청력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일 수 있다. 이 경우 감기 바이러스나 세균이 이관(耳管)을 통해 귓속으로 들어가 염증을 일으킨 게 원인이다.
이 경우 돌발성 난청을 의심해야 한다. 돌발성 난청은 양쪽 귀에 증상이 나타나는 소음성 난청과는 달리 주로 한쪽 귀에만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소리이비인후과 박홍준 원장은 “발병 2∼3일 안에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은 사람은 10명 중 7명꼴로 청력을 온전히 되찾을 수 있지만 증상 발병 후 2주를 넘겨 뒤늦게 치료를 시작한 환자의 회복률은 30% 이하로 떨어진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충분한 휴식으로 열도 내리고 기침도 멈춰 감기 증상이 호전되고 있을 무렵 갑자기 고열과 더불어 귀가 아플 수도 있다. 이 때는 코감기를 일으킨 세균이 귀로 들어가 급성중이염을 일으킨 것이 아닌지 의심해야 한다. 중이염은 정상 청력을 갖고 태어난 어린이가 청각장애에 빠지는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하므로 조심해야 한다.
특히 한 번이라도 중이염을 앓은 경험이 있는 아이가 감기에 걸렸을 때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의사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영유아의 경우 감기를 오래 앓고 난 뒤 귀를 만지면서 짜증을 내거나 불러도 잘 못 듣는 듯할 때는 지체 없이 가까운 이비인후과를 찾는 것이 좋다.
전정신경염도 흔히 발생한다. 감기를 앓고 난 후 갑자기 주변이 빙빙 돌면서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어지럽다면 전정신경염을 의심해야 한다. 박 원장은 “역시 면역력이 떨어진 틈을 타 이관을 통해 감기 바이러스가 평형기능을 담당하는 내이에 침투해 이 같은 증상을 유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 때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염증 치료와 함께 고개 좌우로 흔들기, 일자로 걷기, 균형 잡기 등 여러 동작을 응용한 전정재활치료가 필요하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