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고추 밀수, 수법도 가지가지

[쿠키 사회] 중국산 고추 밀수 수법이 다양해지고 지능화되고 있다.

13일 인천세관에 따르면 고추류 밀수의 가장 고전적인 수법은 ‘커튼치기’. 컨테이너 문쪽에는 관세율이 낮은 양념장을 배치하고 컨테이너 깊숙한 안쪽에는 고춧가루를 적재하는 방식이다. 관세율이 8∼45%에 불과한 양념장을 정상 수입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고춧가루를 밀반입하려는 속셈이다. 국내 농산물 보호를 위해 고추류의 관세율은 높게 책정돼 있다. 건고추·고춧가루 등 고추류의 관세율은 270%다. 최근에는 고춧가루 윗부분에는 물을 섞어 만든 위장 양념장을 얹어놓기도 한다. 세관원이 개봉검사를 할 경우에 대비한 것이다.

‘알박기 수법’도 최근 들어 늘고 있다. 관세율이 3%에 불과한 고추씨를 수입한다고 세관에 신고하고는 고추씨에 고춧가루를 섞어 밀수하는 형태다.

다소 품이 들지만 밀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종종 악용되는 수법은 ‘물타기’다.

고춧가루에 물을 섞어 양념장으로 보이도록 위장하는 방식이다. 밀수꾼은 밀수에 성공하면 물을 증발시켜 다시 고춧가루로 만들어 내다판다.

‘바꿔치기’는 압착 건고추를 포대에 포장하지 않고 김치 포장용 20kg들이 상자에 담아 밀수하는 방식이다. 관세율 20%의 김치를 수입하는 것처럼 위장하는 수법이다.

국산 건고추 가격은 작년 고추 풍년에 힘입어 뚝 떨어졌다. 최근 시세는 1kg 당 1만1000원선으로 작년보다 70%가량 떨어졌다. 그러나 중국산 고추류 가격보다는 3∼4배 비싼 상황이어서 밀수 시도는 끊이지 않고 있다.

식품검사를 받지 않은 밀수 고추류는 잔류농약과 곰팡이 등으로 인해 국민 건강에도 심각한 위협을 줄 수 있다.

인천세관은 최근 건고추 24t을 김치로 위장해 밀수하려던 A(42)씨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컨테이너 불시검색, 밀수관련 첩보 수집을 강화하며 단속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올들어 13일 현재 까지 적발한 밀수 고추류는 72t으로 전국민이 이틀 동안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인천=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