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5번째 우승으로 막 내린 프로농구… 드래프트 1순위 김종규 코트 호령

입력 2014-04-12 02:27

남자 프로농구 2013∼2014시즌이 울산 모비스의 챔피언결정전 우승과 함께 10일 막을 내렸다.

모비스는 1997년 프로농구 출범 후 8차례 챔프전에 올라 5번이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유재학(51) 감독은 ‘만수(萬數)’라는 별칭처럼 갖가지 전술로 단기전에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김진 감독은 LG를 창단 후 첫 정규리그 1위에 올려놨으나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다음 기회로 미뤘다.

올 시즌은 신인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경희대 3인방’으로 23세 동갑인 김종규(LG), 김민구(KCC), 두경민(동부)은 시즌 전부터 큰 관심을 끌었다. 특히 이대성(24·모비스)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토종 괴물센터’ 김종규는 농구판을 뒤흔들었다. LG에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입단한 그는 “KBL을 뒤집어 보겠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그의 말대로 LG가 창단 후 첫 정규리그 우승을 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경험 부족 탓인지 챔프전에서는 부진했지만 그의 등장은 프로농구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김진 LG 감독은 “종규는 이제 막 프로무대에 선 신인으로 놀라운 활약을 보여줬다”면서 “앞으로 큰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가르칠 생각”이라고 말했다.

팀이 6강 플레이오프에 탈락해 빛을 발하지 못했지만 김민구는 ‘제2의 허재’가 될 가능성을 보여줬다. 김민구는 경기당 13.3득점, 리바운드 5.0개, 어시스트 4.5개로 기록 면에서는 오히려 김종규에게 앞선다. 허재 KCC 감독은 “김종규가 맹활약을 펼쳤지만 성적으로 보면 김민구가 올 시즌 신인왕 감”이라고 치켜세웠다.

두 선수에 비해 두경민은 잦은 부상으로 경기 출전 시간이 짧았던 데다 소속팀이 최악의 부진을 보여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경기당 10.1점을 넣으며 득점력은 인정받았다.

의외의 기량을 선보인 ‘깜짝 스타’는 이대성이다. 경희대 3인방에 가려 주목을 받지 못했던 이대성은 팀의 주장 양동근이 체력이 떨어질 때마다 코트에 나와 모비스의 챔피언 등극에 큰 역할을 했다. 고교 시절 18세 이하 아시아선수권 국가대표를 지낸 이대성은 대학 시절 미국으로 건너갔다 올시즌 일반인 드래프트를 통해 국내 프로 무대를 밟았다.

그러나 노장들의 추락은 안타까웠다.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탓일까. ‘동부산성’ 재건을 다짐했던 ‘국가대표 빅맨’ 김주성(35)은 여러 차례 부상에 시달리며 팀과 함께 무대에서 사라졌다. 베테랑 가드 임재현(37·KCC)은 김민구에게 밀려 지난 시즌의 절반 수준인 27경기 출전에 그쳤다. 득점도 경기당 7.0점에서 2.3점으로 낮아졌다.

한편 김태술(30) 양희종(30·이상 인삼공사), 문태종(39·LG), 함지훈(30·모비스) 등이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리면서 시즌 후 프로농구 이적 시장이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