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 공금 정치활동비로 ‘펑펑’
입력 2014-04-12 02:22
대한레슬링협회 전 회장과 간부가 협회 공금을 수년간 자신들의 개인 정치활동비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레슬링협회 김혜진(63) 전 회장과 김모(53) 사무국장은 2009년 1월 서울 송파구 한 호텔에서 열린 한나라당 청년모임에 참석해 식비 14만원을 개인 신용카드로 결제한 뒤 협회가 사후 정산토록 했다. 회계 장부에는 공적인 대외활동에 지출한 것처럼 ‘정보비’ 항목으로 허위 기재했다. 이들이 2009∼2011년 협회 업무와 무관한 정당 활동에 공금을 쓰고 정보비로 처리한 것은 56차례 2480만원에 달한다.
김 전 회장은 2001년부터 지난해 1월까지 협회 부회장과 회장으로 재직했다. 동시에 한나라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고 지난 대선 때는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본부 사회문화체육특별위원장을 맡았다. 2012년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비례대표 공천 신청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해 런던올림픽 선수단 격려금 1억원 중 일부를 떼어 순금 메달 3개(120돈)를 구입한 뒤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등에 전달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들은 또 광저우아시안게임(2010년) 및 런던올림픽 때 예비비로 책정됐던 예산 일부를 전용해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 전 국장은 별도로 전지훈련 때의 체재비 잔액과 상금 등 1000만원을 빼돌렸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검사 배종혁)는 공금 2억57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김 국장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9억원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김 전 회장은 기소중지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달 25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불출석하고 도주했으며, 법원은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