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기 북한것 확실 군사시설 집중 촬영… 국방부, 중간조사 결과 발표

입력 2014-04-12 04:15

지난달 24일 경기도 파주시에서 발견된 북한의 소형 무인기가 청와대 전경이 포함된 서울 상공을 5차례 찍은 것으로 확인됐다. 파주 무인기와 인천 백령도에서 발견된 무인기는 우리의 여러 군사시설을 집중 촬영했다. 특히 무인기 내부의 금속판에는 부품 명칭과 제조사, 제조번호 등이 적혀 있었지만 추적을 하지 못하도록 고의로 삭제한 흔적이 발견됐다.

국방부는 11일 이 같은 내용의 소형 무인기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북한의 소행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무인기의 항속거리는 180∼300㎞에 불과해 북한에서 발진한 것으로 분석됐다. 삼척에서 발견된 무인기는 메모리카드 복원이 불가능해 촬영 사진을 확보하지 못했다.

국방부는 위성항법장치(GPS) 데이터 분석을 위해 국방과학연구소의 김종성 무인항공기(UAV) 체계개발단장을 포함한 국내 전문가 13명, 미국 전문가 5명 등으로 한·미 과학조사전담팀을 구성해 14일부터 정밀하고 다각적인 추가 분석을 진행하기로 했다. 전담팀은 무인기가 촬영한 사진과 중앙처리장치(CPU) 등 내장 데이터를 분석하고 GPS 복귀좌표 해독과 비행경로 검증을 통한 이륙지점 확인으로 무인기 운용 주체를 규명하는 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제작비용이 2000만∼4000만원인 무인기에는 우리나라 미국 일본 중국 스위스 체코 등 6개국의 부품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군 당국은 해당국의 협조를 얻어 북한의 부품 수입 경로를 밝혀낼 방침이다. 정부는 북한 소행으로 최종 판명되면 정전협정을 위반한 것으로 간주,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를 통해 북한에 항의하고 국제 공조를 통해 강력히 대응하기로 했다.

한편 군은 최근 전방사단에 배치돼 있는 영국 플렉스텍사의 지상감시용 브라이터 레이더를 공중탐지용으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는지를 시험한 결과 소형 무인기 탐지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중 기자,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