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시] 오늘 입은 마음의 상처

입력 2014-04-12 03:00


황동규 (1938∼ )

사람 모여 사는 곳 큰 나무는

모두 상처가 있었다

흠없는 혼이 어디 있으랴?

오늘 입은 마음의 상처

오후내 저녁내

몸 속에서 진 흘러나와

찐득찐득 그곳을 덮어도 덮어도

아직 채 감싸지 못하고 쑤시는구나

가만,

내 아들 나이 또래 후배 시인

랭보와 만나

잠시 말 나눠보자

흠없는 혼이 어디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