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디지털의 역습] “디지털 치매 예방 간단해요… 스마트폰부터 끄세요”
입력 2014-04-12 02:21
디지털 치매는 건망증에 가까운 가벼운 증상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개인적인 성향이나 유전적 특징과 맞물릴 경우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이준홍 치매예방센터 소장은 11일 “디지털 치매는 엄밀히 얘기하면 치매라기보다는 건망증에 가까운 것”이라며 “다만 건망증이 치매로 발전할지 여부는 추후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개인차에 의해 디지털 치매의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그는 “디지털 기기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사람이나, 우울증·불안증이 있는 사람들은 주변에 있던 편리한 디지털 기기가 없어지면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기기 의존성이 강한 사람일수록 디지털 치매로 인한 공황장애나 심리적 불안에 쉽게 노출된다는 뜻이다.
디지털 치매의 장기적 영향에도 주목해야 한다. 이 소장은 “디지털 기기의 휴대용 임시저장 기능과 계산 기능 등에 너무 의존하면 인간 고유의 인지기능 중 중요한 기억력과 집중력 훈련이 안 돼서 결국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며 “이런 의존이 오래 지속돼서 노년까지 가면 상태가 심각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청소년의 디지털 치매 증상에는 더욱 주의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 소장은 “청소년 시기는 머릿속 신경세포들이 서로 가지를 치며 연결을 만드는 시기로, 이 시기 교육이 노년기 치매예방에도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이런 중요한 시기에 디지털 기기에 빠져 뇌 훈련을 등한시한다면 추후에 건망증보다 더 나쁜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디지털 치매를 예방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이 소장은 “휴대전화를 꺼두고 운동을 하거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사회생활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나이 들어서도 머리를 쓰는 두뇌활동을 열심히 해야 하는데 바둑과 독서, 토론 등도 각종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소개했다.
노용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