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기대한다”… 美 “기대 안한다”
입력 2014-04-11 02:44
우크라이나 크림 사태 이후 첫 4자 회담을 앞두고 미국과 러시아의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 미국· 러시아를 포함해 유럽연합(EU)과 우크라이나가 참가하는 4자회담과 관련해 러시아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미국은 ‘큰 기대 안 한다’는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TV로 방송된 정부 회의에서 “상황을 조정하고 개선하려는 러시아 외무부의 계획이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며 “4자회담의 결과는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적어도 우크라이나 과도정부가 나중에 고칠 수 없는 일을 하지 않아야 한다”며 경고성 발언을 빼놓지 않았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8일에 이어 이날 두 차례의 전화 통화를 통해 4자회담 의제 등을 논의했다. 특히 두 사람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최근 폭력 사태와 관련, “모든 관계 세력들이 정치적 목적을 얻기 위해 폭력의 사용이 아닌 평화적인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의견을 같이했다.
하지만 빅토리아 뉼런드 미국 국무부 유럽 담당 차관보는 같은 날 “외교의 문을 계속 열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이번 회담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 하원 유럽 안보·협력위원회 청문회 자리였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도 “이번 회담은 과도기에 있는 우크라이나 정부와 협력하기 위한 많은 조치 중의 일부”라며 “이 회담을 위해 우리가 숨죽이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