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복 입은 김정은, 대외관계 개선 신호?
입력 2014-04-11 03:03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자 1면에 양복을 입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사진을 게재했다. 현대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키면서도 대외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 매체가 김 제1비서의 양복 입은 사진을 보도한 것은 2012년 4월 11일 당 대표자회 때 이후 2년 만이다.
북한이 전날 제13기 최고인민회의 제1차 회의에서 대미·대남 위협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는 점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내부 정비가 마무리됨에 따라 6자회담 재개 등 대외관계 개선에 역량을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서방외교에 밝은 이수용 전 스위스대사를 외무상에 선임한 것도 국제사회의 고립을 탈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북한이 중공업 발전을 강화하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박봉주 내각총리는 “기초공업 부문에 선차적으로 힘을 넣어 나라의 전력 문제를 해결하고 금속·화학공업 부문에서 생산을 높임으로써 경제를 상승궤도에 확고히 올려 세우겠다”고 밝혔다.
1차 회의에서 새로 등장한 인물 중에선 조춘룡 국방위 위원이 가장 눈에 띈다. 정부 당국자는 “미사일 관련 업무를 했을 가능성이 많다”며 “보안 차원에서라도 이름을 노출시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의에선 2013년도 국가예산 집행 결산과 2014년도 국가예산도 확정됐다. 통일부는 북한의 지난해 수입이 67억6000만 달러(약 7조189억원), 지출은 66억2000만 달러(약 6조 8735억원)로 추산했다. 지출 총액의 16%는 국방비였다. 통일부는 북한 국방비를 1053억원으로 추정했다. 재정흑자는 1억4000만 달러였다. 올해 예산에서 세입은 전년 대비 4.3% 증가한 71억 달러였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