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영입하고 사용료 낮추고… 클라우드 전쟁 불뿜는다

입력 2014-04-11 03:28


인터넷에 자료를 올리고 아무 때나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클라우드(Cloud) 서비스에 불이 붙었다.

드롭박스(Dropbox)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국무장관을 지낸 콘돌리자 라이스가 이사회 일원으로 합류했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드롭박스가 라이스 전 장관에게 기대하는 건 국제적 감각이다. 모바일 시대로 접어들면서 클라우드 서비스의 중요성은 날로 높아지고 있고, 이에 따라 시장은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공략을 위해서는 국무장관으로 재직하며 각 나라 정부와 기업을 상대해본 라이스 전 장관의 노하우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드롭박스의 판단이다. 특히 중국처럼 클라우드 서비스를 정부가 제한하는 나라에서 라이스 전 장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드롭박스 최고경영자(CEO) 드류 휴스턴은 “전 세계로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적합한 지도자를 찾고 있었다”면서 라이스 전 장관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드롭박스는 이날 모토롤라 모빌리티 CEO를 지낸 데니스 우드사이드를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선임하며 조직 강화에도 나섰다.

드롭박스는 신규 서비스도 공개했다. 사진과 동영상을 시간, 장소 등으로 정렬해주는 ‘캐러셀’(Carousel)과 새로운 기업용 드롭박스 서비스도 선보였다.

드롭박스의 공격적인 인재 영입과 서비스 강화는 최근 구글의 공격적인 행보와 무관치 않다. 구글은 최근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 ‘구글 드라이브’ 사용료를 파격적으로 낮추면서 경쟁에 뛰어들었다. 1테라바이트(TB) 사용료를 월 49달러99센트에서 9달러99센트(약 1만700원)로 5분의 1 수준으로 내렸다. 구글 드라이브 100기가바이트(GB) 사용료는 월 1달러99센트(약 2100원)로 기존 4달러99센트보다 3달러나 인하했다.

구글 드라이브의 100GB 연간 사용료는 23달러88센트다. 드롭박스의 100GB 연간 사용료(99달러)와 비교하면 3분의 1도 안 되는 가격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크라우드 서비스인 ‘원드라이브’ 연간 사용료 50달러보다 절반 이상 싸다.

구글은 강력한 서비스를 앞세워 경쟁에서 승리를 거둔 경험이 있다. G메일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경쟁사보다 월등히 많은 용량을 제공해 이용자를 흡수했다. 전 세계 스마트폰 이용자의 80% 이상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한다는 점도 구글이 큰 파괴력을 가질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글로벌 강자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클라우드 시장을 선점하려는데 반해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는 걸음마 단계다. 인터넷 서비스는 국적 경계가 없는 사업이기 때문에 구글, 드롭박스 등 외국 업체가 국내 시장을 빠른 속도로 잠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는 SK플래닛의 T클라우드, 네이버 N드라이브, 다음 클라우드 등이다.

네이버 N드라이브와 다음 클라우드는 사진, 동영상 등을 백업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T클라우드는 사진, 동영상뿐만 아니라 주소록, 문자메시지까지 백업할 수 있다. 새로운 스마트폰을 샀을 때 이전에 사용하던 단말기의 통화목록, 주소록, 문자메시지 등을 그대로 옮길 수 있는 안심백업 기능도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