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창작 뮤지컬 ‘풀하우스’ 주인공 정민주 “송혜교 역을 제가 맡다니… 심장이 쿵쾅거려요”
입력 2014-04-11 03:32
11일 오후 8시 창작뮤지컬 ‘풀하우스’의 첫 공연이 열린다. 국내 초연작의 첫 무대. 출연 배우만큼 긴장되는 사람은 없을 터.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 ‘JOO’의 본명은 정민주(24)이다. 그가 이날 서울 종로구 대학로 홍익대아트센터에서 ‘풀하우스’ 주인공 한지은 역을 맡았다. 10년 전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KBS 드라마 ‘풀하우스’(2004)에서 송혜교가 했던 역할이다. 1993년 만화로 발표된 이 작품은 밀고 당기는 사랑을 주제로 한 소녀 감성의 순정물. 만화, 영화 모두 ‘대박’이 났다.
“걱정이 태산 같죠. 원작이 워낙 알려졌잖아요. 그러면서도 두근두근합니다. 제가 나오지 않는 장면이 거의 없거든요. 두어 달 ‘나는 JOO도, 정민주도 아닌 한지은이다’ 하는 자세로 살았어요. 연습, 또 연습이었죠. 데뷔 이래 가장 심장이 쿵쾅거립니다.”
지난 9일 공연장에서 만난 정민주는 ‘귀여운 여인’이었다. 말은 ‘걱정’이라고 했으나 표정은 드라마에서 봤던 ‘송혜교’ 캐릭터 그대로다.
그는 지난해 말 주인공 제의를 받고 적잖이 고민했다고 한다. 2년 전 뮤지컬 ‘젊음의 행진’ 무대에 올랐던 적도 있으나 그때와 달리 비중이 컸다.
“대본도 재밌고, 음악도 마음에 들었죠. 하지만 초연에 대한 부담이 컸어요. 또 배우 송혜교의 이미지가 워낙 강해 이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 걱정도 됐고요. 게다가 가요 무대는 3∼4분 정도 집중하면 되는 것과 달리 뮤지컬은 두 시간여 긴 호흡을 해야 하니까요.”
뮤지컬은 노래와 연기 실력을 바탕으로 한 언어의 전달력이 생명이다. 대사든 가사든 관객에게 또렷이 들리도록 해야 한다. 발성과 발음이 다른 어느 장르보다 뛰어나야 한다.
“작품 속엔 발라드, 레게 등 다양한 곡이 담겨 있어요. 제가 가수니까 별 어려움이 없을 거라고들 하시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연기하면서 전달력 있게 부르다 보면 어색한 음정이 나올 수 있거든요. 아침부터 밤까지 연습실을 떠날 수 없었어요.”
연기 또한 정민주에게 높은 산과 같았다. 상대인 이영재 역은 비스트 양요섭, 빅스의 레오 등 4명. 이들과 ‘밀당’하는 감정선이 드러나야 한다. 그는 “성재준 연출님의 ‘연기에 진심이 안 보인다’는 한마디에 정신이 퍼뜩 들었다”고 했다. 별도의 레슨을 병행하는 악착을 보였다.
“이 뮤지컬에 ‘폰콜’이라는 곡이 있어요. ‘미치겠어. 뭐 저런 남자가 다 있어. 성질이 얼마나 질알 같은지…’라는 가사죠. 그 노래를 큰 소리로 부를 때면 스트레스가 풀리던데요. 하하.”
드라마 ‘풀하우스’가 방영될 때 정민주는 중학교 3학년이었다. 그는 “드라마 속 이영재 역의 가수 ‘비’가 가장 ‘핫’할 때였다”며 “내가 그의 연인이 될 줄 누가 알았겠느냐”고 말했다. 한지은과 같은 ‘밀당 연애’를 해봤냐는 질문엔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라고 받았다. 데뷔 5년차의 만능 엔터테이너를 꿈꾸는 숙녀의 답변이었다.
전정희 선임기자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