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stock] 막판 상승 ‘대반전’… 外人 매수 계속될 듯

입력 2014-04-11 03:26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돌파한 것은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30일(2011.34) 이후 102일 만이다. 올해 개장 첫날 7분 만에 하락을 시작, 2000선이 무너진 코스피지수는 봄이 완연하도록 박스권 상단을 뚫지 못했다. 거래 부진과 지루한 등락에 지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강철 박스권’이라는 말이 회자됐다.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폐장 1시간 전까지만 해도 전 거래일보다 하락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애를 태웠다. 개장과 동시에 2000포인트를 넘겼던 코스피지수는 중국의 수출입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한 수치로 발표되자 하락 반전, 1996포인트까지 떨어졌다. 금융투자업계는 “오늘도 2000선 안착에 실패할 것” “대응하기 쉽지 않은 장세”라며 낙심하는 눈치였다. 원화 초강세가 이어지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한 데다 중국발 악재까지 겹치자 비관론이 컸다.

하지만 오후 들어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위력을 발휘했다. 외국인은 이날 3000억원가량을 사들이며 지수를 밀어올렸다. 12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이다. 초저금리를 상당기간 유지할 것임을 시사하는 지난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된 영향으로 풀이됐다.

마침내 지수가 상승 반전하고 2000선을 뚫고 올라가자 증권가는 반색했다. 이트레이드증권 윤지호 리서치센터장은 “박스권보다 추세적 상승기로 진입하는 국면으로 투자의 지형이 바뀌고 있다”고 평가했다. 윤 센터장은 “과도한 기대는 쇼크를 가져오지만 낮아진 문턱에서는 오히려 주가가 전진할 수 있다”며 긴 호흡으로 증시를 지켜보라고 권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증시 러브콜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현대증권 배성영 수석연구원은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에서 확인된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 등을 고려하면 원화 강세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 매수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배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글로벌 시장 가운데 가장 저평가돼 있고, IMF 분석처럼 올해 견고한 성장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키움증권도 보고서에서 “단기적으로 외국인 자금의 대규모 이탈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상승세가 우세했다. 대장주 삼성전자가 0.66% 상승했고, 네이버(2.27%)와 삼성물산(2.17%), 롯데쇼핑(1.52%)이 올랐다. 반면 현대차(-0.41%), 현대모비스(-2.70%), 기아차(-1.01%)는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약화 우려로 약세였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