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 재단이사회 연기… 사의 표명 길자연 총장 거취 논의

입력 2014-04-10 18:48 수정 2014-04-11 03:47

사퇴 의사를 밝힌 길자연 총신대 총장의 거취 논의가 당분간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총신대 재단이사회(이사장 김영우 목사)는 10일 오후 서울 동작구 사당로 총신대에서 길 총장의 사퇴 문제를 다루기로 했으나 성원 미달로 무산됐다. 정원 15명 가운데 6명이 참석해 개회 정족수인 과반을 채우지 못했다. 이사회 관계자는 “봄 노회 등 일정 때문에 참석하지 못한 이사들이 많았다”면서 “이사회 일정은 추후에 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사회에 따르면 길 총장은 사의는 표명했지만 사직서는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사회에서는 길 총장의 ‘사퇴표명에 관한 건’을 안건으로 다루면서 당사자인 길 총장으로부터 ‘사의 표명은 했지만 왜 사직서는 제출하지 않았는지’ 등 구체적인 입장을 들을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 연기로 총신대 및 예장합동 교단에서는 길 총장의 거취에 대한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한 이사는 “결자해지 차원에서 길 총장이 해결방안을 내놔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길 총장이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는 것이 최선”이라고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이사는 “(총장 자격 여부와 관련) 최근 교육부의 유권해석 결과 총장 직무 수행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한다. 상황이 바뀐 것”이라며 총장직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일각에서는 길 총장이 공개적으로 사퇴 의사를 밝히고도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은 총장직에 미련이 있기 때문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길 총장은 ‘사직서를 제출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지난번 사의 표명이 이 정도로 큰 파장을 불러올지 몰랐다. 지금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이어 “(사의 표명은) 총신대와 총회를 위해 기도하며 내린 결정이었고, 지금도 기도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길 총장은 지난달 28일 ‘총신대 발전과 총회의 안정’을 이유로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