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영 장로 칼럼-종교인과 신앙인 (76)] 영화 ‘노아’

입력 2014-04-10 16:32


‘노아’라는 영화는 참 시끄러운 평을 가진 영화다. 목회자들의 의견도 둘로 나뉜다. ‘봐도 된다’는 이야기와 ‘절대로 보면 안 된다’는 이야기가 있다.

우리 가족들도 예매를 했다가 결국 취소했다. 신앙교육상 좋지 않다는 의견을 따른 것이다. 아들은 ‘자신의 성경 지식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내용’이라며 포기했다고 한다. 도대체 무슨 내용이기에 이렇게 시끄러운지 궁금해 큰 맘 먹고 저녁 시간을 내서 영화를 관람했다.

생각했던 대로 영화의 내용은 인본주의적 성경 해석이 주를 이룬다. 게다가 성경 이야기와도 전혀 맞지 않는, 새로운 성경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창작된 노아 이야기다.

하나님을 인간을 멸살하려는 악한 하나님으로 설정하고, 노아의 자유 의지로 인간의 멸종을 막는다는 스토리는 너무나 반기독교적인 발상이다. 그리고 영화의 후반부에서 하와를 유혹한 뱀 껍질이 마치 드라빔처럼 노아의 자손을 이어가게 한다는 것은, 사탄을 창조주로서 숭배한다는 느낌마저 줄 정도로 충격적인 결말이었다. 성경을 잘 모르는 비신자들은 하나님을 아주 잔인한 하나님이라고 오해할 만큼 충분한 설득력을 보이고 있다.

며칠 전 한국의 유명한 성악가 한 분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미국과 서구에서는 이미 이런 식으로 개작된 내용의 오페라가 성행한다고 한다. 원작과 동일한 오페라는 한국에서만 볼 수 있다고 한탄을 했다.

기독교계도 마찬가지다. 인본주의가 기본이 된 자유 신학은 이미 이와 유사한 종교다원주의를 주장하며 사람의 힘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리스도 외에는 구원이 없다’고 이야기하면, 테러리스트와 유사한 광신도라며 몰아붙이는 시대가 되었다. 하나님의 주권으로 세계 역사가 움직인다는 신학은 이제 한국에서도 그리 환영받지 못하는 때가 되었다. 저번 WCC 총회 때 있었던 논쟁에서 정통 교리가 소수 의견으로 치부되어 몰리는 것을 보며 느낀 점이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네가 말세에 믿는 자를 보겠느냐’는 성경 구절이 문득 생각난다.

교회뿐만이 아니다. 이단들의 활동도 무척 심각하다. ‘하나님 어머니’라고 부르는 종교는 그래도 애교가 있다. ‘내가 바로 재림 예수’라고 주장하는 종교, ‘내가 곧 하나님’이라고 주장하는 종교. 정말 시끄러운 시대다.

왜 그런 종교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열심히 믿는 것일까? ‘십사만 사천 명이 구원을 받는데, 당신과 몇 사람만 더 들어오면 곧 천당의 문이 닫힌다’고 이야기하면 분명히 황당한 소리로 들릴 텐데도, 그것을 맹신하며 재산과 모든 것을 다 바치는 지성인이 적지 않다. 정상적인 교회도 목회자의 금전 문제, 세습 문제 등 비윤리적인 것이 만연한데, ‘아멘 하고 목사님만 믿습니다’를 외치는 지성인들은 도대체 왜 그러는 것일까 생각해 본다.

교회에 나가는 목적이 교인들끼리 네트워크를 형성해 서로 위로를 주고받기 위해서일까? 기도하면 복을 주신다는 기복 신앙에 젖어, 더 큰 복을 준다고 하니 더 열심히 교회 생활을 하는 것은 아닌가. 아니면 정신적으로 위로를 받고 싶어서, 혹은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서, 혹은 감성을 자극하는 CCM 노래 소리가 그리워서 나가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혹시 도움을 얻기 위해서, 또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 교회에 열심히 봉사하고 출석하는 사람은 없는지 한번 짚어 보고 갈 때가 된 것 같다.

오직 하나님의 말씀이 그리워서, 그리고 성도들이 연합하여 기도하는 것이 그리워서, 가난한 사람이나 도와야 할 사람들을 위해 함께 봉사하는 것이 그리워서 나가던 그 예배당이 무척 그리워진다.

성령 하나님이 오늘도 동행하시어 나를 감찰하시고 지켜주시는 것에 감사해 교회를 사랑하는 사람들도 물론 많다. 다만 교회가 말씀으로 교인을 잘 양육한다면, 이런 이단들에 현혹되지도 않을 것이며 이런 영화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하나님 말씀으로 무장된 크리스천은 어떠한 유혹과 환난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교인들의 성경 지식이 많아질수록 목회하기가 더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는 목회자님이 혹시 계신다면, 하나님이 정말 슬퍼하실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렵게 얻은 한 영혼을 병들게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책망을 하나님께 어떻게 들을 것인가. 영화 ‘노아’를 통해 하나님을 나쁜 신이라고 생각하고 절대로 하나님을 믿지 않겠다는 사람이 나타나면 이 영화를 제작한 영화사와 시나리오를 쓴 작가는 어떤 책망을 받을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혹시 나도 이와 유사한 잘못을 저지르고 있지는 않는가. 자기 점검도 해 본다. 하나님께서 맡기신 달란트를 주의 뜻대로 쓰게 해 달라는 기도를 드린다.

한국유나이트문화재단 이사장, 갈렙바이블아카데미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