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만명 일하는 구로디지털단지에 영화관을…" 서울 자치구들 규제개혁 나섰다

입력 2014-04-10 15:56

[쿠키 사회] 구로디지털단지(서울디지털산업단지 내 구로구 지역)에서 근무하는 A씨(32)는 퇴근 후 영화 한 편 관람하기가 어렵다. 단지 내 영화관이 없기 때문이다. A씨는 “회사 동료들과 간단히 식사한 후 영화를 보고 싶은데, 구로역이나 신도림역까지 가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구로디지털단지는 약 8만명의 젊은 벤처기업인들과 직장인들로 붐비는 곳이다. 하지만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산업단지 내 지식산업센터에는 극장, 영화관, 음악당, 산업전시장 등 문화 및 집회시설을 설치할 수 없다. 따라서 국가산업단지인 구로디지털단지 지식산업센터에는 영화관이 들어설 수 없는 상태다.

서울 자치구들이 규제개혁에 적극 나서고 있다. 불필요하고 비효율적인 규제를 폐지해 주민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구로구는 10일 구로디지털단지 기업인 100명을 초청, 규제개혁 토론회를 열었다. 구 관계자는 “지원시설에는 영화관 설립이 가능하지만 현재 구로디지털단지에는 이마트, 구로호텔 등을 제외하면 남는 지원시설 부지가 없다”며 “산업단지 내 지식산업센터에 영화관을 설립할 수 있도록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구는 토론회 내용을 검토해 구 차원에서 해결이 가능한 것은 조속히 개선하고, 중앙정부가 해결해야 하는 것들은 정리해 관련 부처에 개선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송파구는 최근 52개 1차 규제개혁 추진과제 발굴 결과와 개선책을 발표하고 관내 오피스텔의 관광호텔 전환을 가능케 했다. 현행 관광진흥법 상 관광숙박업자는 관광사업의 시설에 대해 분양 또는 회원 모집을 해서는 안 된다. 이로 인해 이미 분양된 오피스텔을 각각 임차해 사용권을 확보한 뒤 관광호텔로 전환하고자 하는 사업은 부처 간 법리적 해석에 대한 차이로 규제를 받아왔다.

강남구도 내년 4월 30일 코엑스 일대에서 개막하는 한류축제와 관련해 옥외공간 사용 등 각종 규제에 대해 정부와 서울시에 완화를 건의하고 코엑스 일대를 관광특구로 지정, 관련 규제를 한꺼번에 풀겠다는 방침이다. 서초구는 최근 규제개혁팀을 신설, 구민과 직원을 대상으로 불합리한 규제 개혁 및 제도개선을 위한 ‘맞춤형 테마 제안 공모’를 실시키로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