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골동품 330여점 발견
입력 2014-04-10 04:03
1조3000억원대 기업어음(CP) 등을 발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현재현(65) 동양그룹 회장의 골동품 수백점이 발견돼 법원이 가압류에 나섰다. 검찰 수사에서도 드러나지 않았던 대규모 자산이다.
서울중앙지법 파산4부(수석부장판사 윤준)는 현 회장 부부 소유의 그림, 도자기, 고가구 등 골동품 330여점에 대해 보전 처분을 내렸다고 9일 밝혔다. 동양네트웍스 관리인은 이 골동품들을 서울 논현동 동양네트웍스 사옥과 회사 소유 가회동 주택에서 발견해 법원에 알렸다. 현 회장 측은 가압류 직전 현장에 트럭을 보내 골동품을 다른 곳으로 옮기려 했으나 관리인이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양네트웍스 관리인은 이 회사의 상무보를 지낸 김형겸(49)씨다. 동양네트웍스는 검찰이 지난해 10월 현 회장을 수사하면서 압수수색했던 계열사 중 한 곳이다. 현 회장은 과거 서울 을지로 동양종금 사옥 7층에 미술품을 보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골동품 대부분이 포장에 싸여 있는 상태라 구체적인 내역과 시가는 파악하지 못했다. 다만 개별 품목들을 기록으로 남겨 향후 진행될 수 있는 강제 집행에 대비했다. 법원은 조만간 재판을 통해 현 회장이 동양네트웍스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하는지 판단할 예정이다. 현 회장에게 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회사 신청에 따라 골동품들이 경매에 넘어갈 수 있다.
현 회장은 상환 가능성이 없는 부실 계열사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판매해 개인 투자자 수만명에게 손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지난 1월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