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논란 최경환, “안철수, 독선과 아집서 벗어나 다행”

입력 2014-04-10 03:26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당시 “너나 잘해”라고 말해 막말 논란을 빚었던 새누리당 최경환(사진) 원내대표가 이번에는 “늦었지만 독선과 아집에서 벗어나 그나마 다행”이라며 까칠한 훈수를 뒀다. 안 대표는 당시 연설이 최 원내대표를 응시하며 한 ‘작심 발언’이었다며 맞받아쳤다.

최 원내대표는 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안 대표께서 기초공천 무공천에서 철수했다”며 ‘철수’를 활용한 언어유희로 운을 뗐다. 그는 새정치연합의 공천 검토에 대해 환영 입장을 밝히면서도 “당의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대통령과 여당 탓하는 것을 보면서 실망을 금치 못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안 대표는 길지 않은 정치역정 속에서 벌써 네 차례나 회군했다”며 “정치생명까지 걸겠다고 했던 기초선거 무공천이 과연 진정한 새 정치인지 현실에 발을 붙이고 깊이 성찰해보기 바란다”고 비꼬았다.

최 원내대표는 “공당의 대표라면 좋은 약속, 나쁜 약속 구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바꿀 줄 아는 용기, 아집보다는 대의를 따르는 것이 진정한 지도자라는 것을 깊이 성찰해보라”고 덧붙였다.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후보가 모두 공약으로 내세웠던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나쁜 약속’으로 규정지은 것이다.

훈수가 나오자 안 대표는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천 폐지 약속 파기를 사과한 최 원내대표에 대한 ‘월권’ 지적이 의도적인 발언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작정한 발언이었느냐’는 질문에 “제가 눈이 좋다. (연단에서) 정면으로 보니 최 원내대표, 황우여 대표가 앉아 있기에 얼굴을 보고 얘기했다”고 답했다.

안 대표는 이어 “정치한 지 1년밖에 안 됐지만 두 가지를 깨달았다”며 “정치는 참는 것, 그리고 국민은 결과를 보는 게 아니라 과정을 본다는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선거에서 이기기도 하고 떨어지기도 하지만 선거에서 승리해도 얼마나 저 사람이 기고만장하고 자만하고 초심을 잃지 않는가 보는 거고, 선거에서 떨어져도 그 힘든 과정을 어떻게 극복하는가를 보는 것 같더라”며 국민의 평가를 강조했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