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어깨를 짓누르던 외투를 훌훌 벗고 흐드러지게 핀 꽃구경에 나선 당신. 떨어지는 꽃잎을 아쉬워하기 전에 음악 소풍을 계획해보는 것은 어떨까. 준비물은 간편한 옷차림에 돗자리와 도시락, 그리고 산뜻한 봄바람을 맞으며 음악을 즐길 열린 마음이면 된다. 최정상급의 가수 여러 팀을 한자리에 만나볼 수 있는 봄 음악 페스티벌이 이달 말부터 다음 달까지 차례로 열린다.
매년 봄 음악 페스티벌의 포문을 여는 것은 뷰티풀 민트 라이프다. 올해도 어김없이 오는 26∼27일, 다음달 3∼4일 2주간 경기도 고양시 고양아람누리에서 열린다. 5회째를 맞는 이번 페스티벌에선 총 59개 팀이 참여해 각각 1시간여의 공연을 이어간다. 관객들과 뮤지션들이 함께하는 2인3각 달리기, 음치 클리닉, 사생대회와 백일장 등 소소한 참여 코너도 여럿 운영된다. 올해 참여 가수 중 눈여겨봐야 할 팀으로는 언니네 이발관, 데이브레이크, 페퍼톤스, 자우림 등이 있다.
‘환경캠페인’을 앞세운 음악 페스티벌 그린플러그드 2014도 다음 달 3∼4일 서울 마포구 난지 한강시민공원에서 열린다. 록그룹 넬, 전인권밴드, 강산에, 장기하와 얼굴들부터 최근 씨스타 멤버 소유와의 듀엣곡 ‘썸’으로 인기를 모은 정기고도 출연한다. 양일간 80여개 팀이 무대에 오르는데다, 모던 록부터 헤비메탈, 힙합, R&B, 일레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을 만나볼 수 있어 음악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해외 뮤지션들이 대거 방문하는 제8회 서울재즈페스티벌은 ‘재즈의 대중화’를 위해 한 발 진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고품격 음악 페스티벌이다. 다음 달 16일부터 3일간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올림픽공원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에는 아일랜드의 싱어송라이터 데미안 라이스와 영국의 천재 피아니스트 제이미 컬럼 등이 내한해 자리를 빛낸다. R&B 팝스타 크렉 데이비드, 네덜란드 출신 재즈 보컬 바우터 하멜 등이 들려주는 팝송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즐길 수 있다. 한 공연 관계자는 “8년째 공연을 이어오는 동안 양질의 해외 스타들을 섭외할 내공이 생긴 것 같다”며 “올해 서울재즈페스티벌은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가수들이 대거 내한해 만족감이 높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외에도 재즈가수로 변신한 개그맨 이동우, 지난 2월 열린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음악인으로 꼽힌 ‘괴물신인’ 선우정아 등 재능을 인정받은 뮤지션들의 즉흥 무대도 기대를 모은다.
한편 ‘이번 생은 글렀어요’라는 파격적인 문구로 청춘들을 끌어 모은 청춘페스티벌은 2일간의 티켓 전량이 일찌감치 매진됐다. 다음 달 10∼11일 한강공원 등지에서 진행되는 이 페스티벌은 음악과 이야기가 접목된 토크콘서트 형식. 개그맨 신동엽과 박명수, 가수 데이브레이크, 연애칼럼니스트 곽정은 등이 청춘을 위한 메시지를 보낸다.
소니뮤직코리아의 이세환 차장은 “봄 페스티벌은 소풍가듯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느낌으로 짜여지는 특징이 있다”며 “마니아층보단 연인,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공연이기 때문에 부담 없이 즐기면서 음악의 다양한 매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꽃도 음악도 흐드러진… 봄날의 콘서트
입력 2014-04-10 0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