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했다가 퇴원했다가…" 17억 챙긴 일가족 보험사기단 적발

입력 2014-04-09 14:50

[쿠키 사회] 보험설계사 출신의 조폭이 낀 일가족 11명이 입퇴원을 반복하며 17억원대의 보험사기를 저지르다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강서경찰서(서장 정규열)는 보장성 보험에 집중 가입한 뒤 경미한 질환에도 병원에 입원하는 수법으로 상습적으로 보험금을 타낸 혐의(상습사기)로 무속인 이모(56·여)씨 자매를 구속하고 조카인 현직 조폭 김모(37)씨 등 일가족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이씨 등은 2002년 11월부터 10년간 입원치료가 필요 없는 고혈압, 당뇨, 위궤양, 무릎염좌 등의 병명으로 부산과 목포 등지의 44개 병원에 허위입원해 모두 26개 보험사로부터 17억원 상당의 보험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의 남편인 서모(62)씨의 경우 2004년 3월 교통사고를 당해 허리장애 진단을 받아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보험사가 지급거절하자 금융감독원 등에 민원을 제기해 2억3000만원의 보험금을 타냈다.

보험사는 서씨가 일상생활에서 허리를 자유롭게 구부리는 장면을 촬영했음에도 민원에 따른 감사를 우려해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보험금을 줄 수밖에 없었다.

이들이 받아낸 보험금 총액은 33억원이 넘었지만 이중 보험사기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확인된 것만 17억원에 달했다.

부부와 형제, 자매, 자녀 등으로 구성된 이들은 대부분 일정한 수입이 없었지만 10년간 246건의 보험에 가입했고 개인당 최고 192만원의 월납입금을 내는 등 한달 보험납입금 총액만 1260만원에 달했다.

경찰은 목포지역 관리대상 조폭 행동대원 김씨가 전직 보험설계사였던 점으로 미뤄 이번 보험사기에 깊게 관여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부산=국민일보 쿠키뉴스 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