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포탄 오발사고+군 기강해이 심각

입력 2014-04-09 04:58

우리 해군 함정이 인접해 있는 또 다른 함정을 향해 포탄을 발사하는 어처구니없는 오발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포탄이 인접한 함정을 스쳐 지나갔으나 자칫 대형 사고가 발생할 뻔했다.

북한 소형 무인기에 우리 방공망이 전방위로 뚫린 상황에서 오발사고까지 발생해 군 기강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해군은 지난 4일 오후 2시45분 전남 목포시 제3함대에 정박해 있던 1800t급 호위함인 서울함에서 30㎜ 함포 한 발이 잘못 발사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8일 밝혔다. 한 목격자는 “폭발음과 함께 쇠가 부딪히는 소리가 굉장히 세게 났다”고 말했다. 이 포탄은 인근에 정박해 있던 또 다른 호위함 충남함 함미 받침대를 스치고 부대 인근 야산에 떨어졌다. 이 과정에서 받침대 파편으로 갑판을 지나던 부사관 1명이 엄지와 검지 사이에 찰과상을 입었다.

다행히 승조원들이 정비하는 동안 포신을 높여둔 상태여서 대형 사고로 이어지진 않았다. 자칫 포신이 우리 함정 쪽으로 정조준됐다면 선체 파손은 물론 승조원들의 소중한 생명까지 앗아가는 대형 참사가 빚어질 수 있었다.

해군 관계자는 8일 “정비 담당자가 전날 포 사격을 마친 뒤 함포 약실을 제대로 검사하지 않은 상황에서 실수로 포탄이 발사됐다”고 말했다. 포탄 한 발이 장전돼 있는데도 제대로 검사를 하지 않아 실수로 발사된 것이다. 사고를 냈던 서울함은 경위 조사도 받지 않고 현재 임무 수행을 위해 기동 중이다. 해군은 사고 내용을 쉬쉬하고 있다가 뒤늦게 알려지자 이를 시인했다.

군 당국은 서울함이 복귀하는 대로 사고를 냈던 관련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해 규정과 절차에 따라 처리할 방침이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