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XP 지원 종료] 국내 PC 15%에 탑재… ‘보호나라’ 통해 전용백신 제공

입력 2014-04-09 02:49

마이크로소프트(MS)가 PC 운영체제(OS) 윈도XP에 대한 모든 지원을 공식 종료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보안 공백’에 대비해 무료 백신을 보급한다. MS는 정부와 공공기관의 OS 업그레이드를 돕기 위해 특별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MS는 미국 현지시간으로 8일 오전 9시 윈도XP에 대한 마지막 보안패치 업데이트를 끝으로 윈도XP 지원을 중단했다. 한국에서는 9일 오전 2시에 마지막 업데이트를 받을 수 있다.

◇MS, 지불유예 프로그램 지원=이로써 2001년 출시돼 오랫동안 사랑받았던 윈도XP는 공식 은퇴하게 됐다. 동시에 윈도XP를 계속 이용하는 PC는 해커의 공격 위험에 노출되는 상황에 처했다. 국내에서는 15%가량의 PC가 여전히 윈도XP를 사용 중이다.

특히 공공기관이나 중소기업의 윈도XP 사용 비중이 높다. 윈도XP에서만 작동되는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업그레이드를 꺼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업그레이드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드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중소기업은 30% 정도가 윈도XP를 사용 중인 것으로 한국MS는 파악하고 있다.

한국MS는 예산 문제로 OS 업그레이드를 망설이는 정부 및 공공기관을 위해 지불유예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상위버전 OS를 납품받고, 대금은 연말 또는 내년에 주는 방식이다. 지불유예 프로그램은 MS가 전 세계에서 한국에만 제공한다.

오는 6월 31일까지 상위버전 OS를 구매하는 정부 및 공공기관이 이용할 수 있고, 주문 후 최대 9개월까지 지불을 유예할 수 있다. 한국MS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보안사고가 발생하면 사회적 파장이 클 것으로 우려돼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보안구멍’ 막기 안간힘=미래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윈도XP 취약점을 겨냥한 악성코드를 막을 전용백신을 즉시 제작·보급할 수 있는 비상대응반을 24시간 가동한다. 보호나라(boho.or.kr) 및 118센터에서 해킹이나 악성코드 신고를 받는다. 발견 즉시 전용 백신을 제공할 예정이다.

보안업체 안랩도 V3 라이트(Lite)의 지원을 2∼3년간 연장한다. V3 라이트는 악성코드를 진단하고 웹을 통한 악성코드 유입을 차단한다. 자동입출금기(ATM), 매장관리시스템(POS) 등에 특화된 보안 솔루션인 안랩 EPS도 제공한다. 지정된 프로그램만 실행토록 하고, 비인가 실행 프로세스는 통제해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해주는 솔루션이다.

그러나 한계는 있다. 백신 프로그램도 결국 OS에서 실행되는 프로그램이어서 OS 자체의 취약점을 공격하면 막기가 쉽지 않다. 운영체제 차원에서 보안패치 등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이에 따라 미래부는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개방형 OS를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윈도XP 지원종료로 불거진 혼란이 본질적으로는 OS를 외국업체에 의존하는 구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다.

한편 MS는 상위버전으로 업그레이드를 원하는 일반 이용자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엠아이XP(amIXP.co.kr)에서 자신이 사용 중인 OS를 확인할 수 있고 ‘윈도8 업그레이드 도우미’(bit.ly/PeCFJw)를 내려받아 사용 중인 PC가 윈도8 시스템 요구사항을 충족하는지 알 수 있다. 기업 이용자는 ‘윈도호환성센터’(bit.ly/1fohMWd)에서 PC, 앱, 연결된 장치 등이 정상적으로 작동되는지 파악할 수 있다. 윈도XP 기반 PC에 저장된 데이터, 파일, 사용자 설정 등을 그대로 옮겨주는 ‘PC무버 익스프레스’도 제공하고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