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강자 vs 약자 구도’ 경계령
입력 2014-04-09 02:14
새누리당 내부에서 ‘강자와 약자’ 프레임을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 메시지가 나왔다. 최근 여당에 유리하게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자만하지 말자는 지적이면서 야당이 기초공천 문제의 출구로 ‘약자 마케팅’을 활용할 수 있음을 경계한 것이다.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은 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새누리당이 패배한 2010년 지방선거와 2011년 강원도지사 보궐선거를 사례로 거론하며 “당시 한나라당 지지율이 앞섰다고 승리할 줄 알고 있다가 역전패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새정치민주연합보다 2배 정도 높다고 하지만 6·4지방선거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 본부장은 특히 향후 새정치연합이 기초공천 딜레마 퇴로의 포석으로 약자·피해자 구도를 작동시킬 수 있다고 예측했다. 그는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는 마케팅의 고수들”이라며 “안 대표는 당 안팎에서 정치적인 시련을 겪는 ‘가시밭길 정치인’이 되고 싶어한다”고 분석했다. 안 대표가 기초공천 투표 결과가 공천 쪽으로 결정이 나오면 ‘당내 박해자’로, 폐지 유지로 굳어지면 새누리당의 공약 폐기에 맞서 약속을 지킨 ‘약자’로 자신을 포지셔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누리당의 전략으로는 정책 대결을 견지할 것을 주문했다. 조 본부장은 “어느 순간 새누리당은 강자가 되고 새정치연합은 약자가 되어 정책 대결이 아닌 강자와 약자의 대결이 될 수 있다”며 “일희일비하지 말고 우리 길을 가야 한다”고 말했다. 안중근 의사의 말을 인용하며 “하루라도 책을 안 읽으면 입안에 가시 돋는다고 했듯이 하루라도 혁신하지 않으면 입안에 악취가 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