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나루] 정우택·장윤석 ‘욕심보다 의리’

입력 2014-04-09 03:23


새누리당의 유력 원내대표 후보였던 이주영 의원의 해양수산부 장관 행으로 본의 아니게 정치적 진로에 영향을 받은 의원들이 있다. 정우택 최고위원과 장윤석 의원이 바로 그들이다.

이 의원은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거에 두 번 출마해 낙선한 경험이 있다. 이 의원은 의욕적으로 ‘3전4기’를 준비했으나 지난 2월 개각에서 해수부 장관으로 전격 기용됐다. 원내대표를 준비했던 남경필 의원도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결심했다. 경쟁자들이 빠져나간 것이 이완구 의원 추대설의 배경이 됐다.

유력 후보들이 하나 둘 사라지자 새누리당 주변에서는 정 최고위원의 원내대표 출마설이 꾸준히 제기됐다. 하지만 정 최고위원은 8일 “출마 의사가 없다”고 못 박았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정 최고위원이 출마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서 이주영 의원을 돕겠다고 사전에 약속했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이주영 의원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출마 자체를 고려하지 않았다가 타이밍을 놓쳤다는 것이다. 이 의원 입각 이후 이완구 의원이 급부상한 것도 불출마에 영향을 미쳤다.

충북도지사를 지낸 3선의 정 최고위원은 “내가 출마할 경우 충남도지사를 역임한 이완구 의원과 원내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충청권끼리 싸우는 모양새라 보기가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당내 선거에 주력하기보다는 박빙인 충북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매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파트너를 잃은 케이스다. 장 의원은 지난해 5월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거에서 이주영 의원의 러닝메이트로 나섰다가 최경환·김기현 조에 석패했다. 장 의원은 올해 원내대표 선거에서 명예회복을 노렸으나 이 의원의 입각으로 짝이 사라졌다.

장 의원은 “솔직히 원내대표보다는 정책위의장을 더 하고 싶었고, 그 생각은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하지만 함께 준비했던 파트너가 이번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 때문에 나 역시도 출마 생각을 거의 접었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그러나 파트너를 미워하지 않는다”고 농담을 던진 뒤 “해수부를 잘 이끌어 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