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지역건강통계] 한국인 건강 빨간불 덜 걷고 더 뚱뚱해져
입력 2014-04-09 03:16
한국인의 건강관리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덜 걷고 더 뚱뚱해지고 폭음은 잦아졌다.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자 수는 계속 늘고 있는데 건강관리 개선은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이런 내용의 ‘2013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전국 253개 시·군·구 만 19세 이상 성인 22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최근 1주일 동안 30분 이상씩 5일 이상 걷기를 실천한 비율(걷기실천율)은 38.2%로 2008년 50.6%보다 12.4% 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체질량지수(㎏/㎡)가 25 이상으로 비만인 사람 비율은 24.5%로 2008년 21.6%보다 높아졌다.
걷기실천율은 지역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서울(55.9%) 대전(50.3%) 인천(48.9%) 등은 높게 나타난 반면 경북(32.1%) 강원(33.3%) 제주(33.7%) 등은 서울보다 22% 포인트 이상 차이를 보였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 성창현 만성질환관리과장은 “서울·인천 등 대도시에서는 출퇴근 시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걷는 경우가 많지만 제주나 강원은 지리적 여건상 차를 타고 다니는 일이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1년 동안 주 2회 이상 한 번의 술자리에서 7잔(남성)이나 5잔(여성) 이상씩 술을 마셔 ‘고위험 음주’를 한 비율은 18.6%였다. 고위험음주율은 2008년 18.4%에서 2010년 14.9%까지 떨어졌으나 3년 새 다시 높아졌다.
흡연율과 남성흡연율은 각각 24.2%, 45.8%로 2009년 이후 계속 감소 추세다. 고위험음주율과 남성흡연율은 17개 시·도 중 강원 지역(각각 21.5%·48.6%)이 가장 높았다. 카지노가 들어선 강원랜드와 연관성이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으나 질병관리본부는 강원지역에 고령층이 많은 이유가 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서울지역은 남성흡연율의 지역적 격차가 뚜렷했다. 남성흡연율이 가장 낮은 지역은 송파(35.8%) 서초(37.8%) 강남(38.4%) 등 순으로 강남 3구가 차지했다. 반면 성북(47.8%) 강북(45.0%) 서대문(44.8%) 순으로 남성흡연율이 높았다.
만성질환자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고혈압 환자는 2008년 16.5%에서 지난해 18.6%, 당뇨 환자는 2008년 6.1%에서 지난해 7.3%로 늘었다. 그런데도 남성 고혈압 환자의 흡연율은 33.4%, 당뇨 환자의 흡연율은 36.7%였다. 남성 만성질환자 3명 중 1명은 담배를 끊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