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롯데월드 공사장 또 사망 사고

입력 2014-04-09 03:29


제2롯데월드 공사 현장에서 또 인부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착공 이후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아 안전불감증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8일 오전 8시18분쯤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 엔터테인먼트동 12층 옥상에서 배관공 황모(38)씨가 냉각수 배관 압력을 시험하다 공기압으로 튕겨 나온 철제 배관뚜껑에 머리를 맞아 사망했다. 사고 당시 옥상에는 2평 공조실에서 혼자 작업하던 황씨를 포함해 작업반장과 인부 3명 등 5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발생한 제2롯데월드 엔터테인먼트동은 지하 6층에서 지상 12층 옥상까지 냉각기 배관이 연결돼 있다. 5년 경력의 배관공 황씨는 지난달 19일부터 최하층에서 옥상 냉각탑까지 배관 연결 작업을 진행해 왔다. 경찰은 황씨가 배관 이음매 부분에 공기가 차 있는 상태에서 작업하다 이 부분이 터지면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인부들과 롯데건설 관계자를 소환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안전모 착용 등 현장 안전관리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는 지난 1년간 제2롯데월드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네 번째 안전사고다. 지난해 6월 25일 월드타워동 43층에서 거푸집이 추락해 근로자 1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했다. 석 달여 뒤인 10월 1일에는 캐주얼동(쇼핑몰) 북쪽 11층에서 철제 파이프가 지붕에 떨어져 시설이 파손되고 지나가던 시민이 찰과상을 입었다. 지난 2월 16일에는 월드타워동 47층 철골 용접기 보관함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2010년 11월 착공한 제2롯데월드는 123층 555m 규모의 롯데월드타워와 백화점, 쇼핑몰, 엔터테인먼트동 등 3개 저층 건물로 조성된다. 롯데 측은 2016년 12월 준공될 롯데월드타워를 제외한 저층부에 대해 완공되는 대로 다음달 중 임시사용 승인을 서울시에 신청할 계획이었다. 신청이 접수되면 서울시가 1주일 내에 승인 여부를 통보한다.

그러나 이번 사고가 조기 개장을 목표로 한 저층부에서 발생해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장 안전사고를 우려한 서울시 측이 임시사용 승인을 꺼리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저층부 조기 개장이 기정사실화된 것처럼 계속 알려졌지만 이런 사고가 계속 나면 조기 개장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조기 개장 여부를 최대한 보수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각종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자 지난달부터 민간 전문가들과 함께 고층부에 대한 안전 점검에 착수한 상태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