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용 장신대 총장 “베를린 장벽 무너뜨린 독일교회 정신 계승”
입력 2014-04-09 03:40
“독일 통일의 중심에는 교회가 있었습니다. 니콜라이교회에서 매주 월요일 오후 5시만 되면 독일 통일을 위해 간구했는데 7년간 이어진 기도는 결국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렸습니다. 장신대도 그 정신을 이어받아 매달 기도회를 열고 있어요.”
김명용 장신대 총장은 8일 서울 광진구 광장로 대학 총장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국민일보가 독일 통일에 엄청난 기여를 했던 독일교회의 역할을 잘 부각한 것은 시대적 사명을 제대로 감당한 것”이라며 덕담부터 꺼냈다. 서울대와 장신대 신대원을 졸업한 김 총장은 독일 정부 장학생으로 튀빙겐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1985년 장신대 조직신학 교수로 부임해 2012년 제20대 총장에 취임했다.
“장신대도 니콜라이교회 기도회 시간에 맞춰 매달 마지막 주 월요일 오후 5시 장신대 한경직기념예배당에서 남북통일을 위해 기도합니다. 통일은 민족을 살리고 동아시아에 평화를 가져오는 엄청난 사건입니다. 장신대 기도회가 한국교회와 민족은 물론 아시아교회도 살릴 것이라 확신합니다.”
김 총장은 최근 이슈화된 신학대 교육평가의 문제점에 대한 분명한 소신도 밝혔다. 그는 “교육부가 신학대를 평가할 때 일반 종합대와 같은 기준을 요구하다 보니 불필요한 직원배치 등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학대만큼 재정이 적게 투입되는 대학도 없다”면서 “교단과 교회가 조금만 신경 쓰고 기도해준다면 큰 어려움 없이 발전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신학대”라고 강조했다. 신학대 뒤에는 전국교회와 교단이 있기 때문에 재학생 규모가 500명으로 같다고 해도 일반대와 신학대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게 김 총장의 설명이다.
김 총장은 한국교회의 신학이 서구교회와 어깨를 견줄 만큼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제가 장신대에 부임한 지 29년이 흘렀는데 독일 튀빙겐대와 차이가 없을 정도로 장족의 발전을 했습니다. 대학에서 가르치는 교수와 강사진 200여명은 영국 옥스퍼드대 등 세계 유명 신학대에서 공부한 박사들이에요. 한국 신학자들은 계몽주의 이성의 틀 안에서 발전한 서구신학이 담아내지 못하는 하나님의 놀라운 초월적 역사를 경험했어요. 그런 점에서 한국교회는 21세기 세계 신학을 이끌며 죽어가는 유럽교회, 미국교회를 살려내는 일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는 특히 중국교회에 복음주의 신학을 제공하는 동반자적 역할을 한국교회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중국교회는 앞으로 한국교회를 통해 신학을 성숙시킨 뒤 아시아교회는 물론 세계교회를 이끌고 갈 주역”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교회의 사명은 중국교회의 신학 수준을 높이는 데 있다”면서 “장신대도 이 같은 사명에 동참하고자 한국 신학서적 4권을 중국어로 번역해 조선족 출신 교단 목회자의 감수를 거친 뒤 상반기 중 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