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도 감원 가속페달
입력 2014-04-09 02:34
은행의 인력 감축이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고액 연봉자인 임원은 1년 새 절반이 그만뒀다.
8일 금융감독원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외환·우리·하나 등 5개 주요 시중은행의 직원은 지난해 말 6만8954명으로, 1년 전보다 271명 감소했다. 민영화를 앞둔 우리은행에서 가장 많은 159명이 줄었다. 희망퇴직을 상시화하고 있는 일부 시중은행의 직원 수도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베이비붐 세대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자연 감소 인력이 많았고 지난해 우리카드가 분사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특히 실적 악화에 시달리는 외국계 은행의 감원 바람은 매섭다.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지난해 말 200명을 내보냈다. 2012년 199명을 줄인 한국씨티은행은 올해 영업점 190곳 중 56곳을 줄이기로 확정했고, 희망퇴직을 위해 노사협상을 벌이고 있다.
시중은행 임원은 지난해 9월 말 254명으로, 2012년 9월보다 127명(33.3%) 줄었다. 신규 선임까지 고려하면 1년 만에 은행 임원이 절반 가까이 짐을 싸서 나간 셈이다. 지난해 국민은행은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 취임 이후 임원(상무·전무·부행장)을 17명으로 8명 줄였다. 우리은행은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 취임을 전후해 임원을 22명에서 20명으로 줄였으며, 하나은행도 임원이 16명에서 14명으로 감소했다. 씨티은행은 최근 임기 만료로 물러난 부행장 3명의 후속 인사를 단행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은 수익성이 나아지더라도 지점 수를 줄이고 있어 줄어든 인력을 예전 수준으로 되돌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