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시장 ‘기지개’ 국산차 가속페달·수입차 무한질주
입력 2014-04-09 02:11
자동차 내수시장이 살아나고 있다. 신차 효과와 수입차 판매가 늘면서 활기를 되찾고 있다. 경기회복의 신호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올 1분기(1∼3월) 판매된 국내 5개 업체의 승용차가 27만442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26만2343대에 비해 4.6% 증가했다고 8일 밝혔다. 기아자동차만 지난해 1분기 대비 1.3% 줄었을 뿐 현대자동차 2.8%, 한국지엠 16.0%, 쌍용자동차 26.4%, 르노삼성자동차 16.9%의 증가를 기록했다.
수입차는 판매가 급증했다. 지난달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인 1만5733대가 팔리는 등 성장세가 거침없다. 수입차는 1분기에 4만4434대가 등록돼 지난해 1분기 3만4964대보다 27.1% 판매가 늘었다. 국산차와 수입차가 함께 잘 팔리는 ‘동반성장’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신차 효과를 가장 큰 원인으로 본다. 현대차의 경우 신형 제네시스와 그랜저 하이브리드 등 지난 연말 내놓은 신차가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제네시스는 1분기에 1만1079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5.2% 판매가 늘었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도 1분기 4180대가 팔렸다.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풀리는 신형 쏘나타까지 가세하면 판매량은 더 늘 전망이다.
한국지엠도 지난달 출시한 디젤 말리부가 1378대 팔리면서 성장세를 회복했다. 르노삼성도 지난 1월 부분변경 모델 ‘네오’를 내놓은 QM5가 1분기 2571대나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846대와 비교해 203.9%의 증가율을 보였다. 쌍용차는 코란도스포츠, 렉스턴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골고루 팔리면서 성장을 지속했다.
자동차 내수시장이 활기를 띠는 다른 이유로는 업체 간 치열한 경쟁이 꼽힌다. 업체마다 의욕적으로 내놓은 마케팅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수입차 업체가 가격할인, 할부혜택 등을 무기로 시장을 공략하자 국내 업체들은 비교 시승이나 각종 이벤트 개최 등으로 맞서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마케팅에 노출될 기회가 많아지고 이는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진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한 대라도 더 팔려고 하다 보니 내수시장 규모 자체가 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자동차 판매 증가를 경기회복의 신호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전자산업팀장은 “자동차는 경기에 가장 민감한 품목”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확실한 경기회복 추세”라고 설명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