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이번엔 ‘무인기 로또’… 네티즌 반응은 냉소적

입력 2014-04-09 03:50


[친절한 쿡기자] 하늘에서 또 로또가 떨어지는 걸까요. ‘운석 로또’에 이어 이번엔 ‘무인항공기 로또’가 등장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7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북한제 추정 무인기를 전혀 파악하지 못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군 당국을 질타했습니다. 그러자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무인기 신고자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최근 경기도 파주와 백령도, 강원도 삼척에서 무인기가 잇달아 발견되고, 여론의 질타에 이어 대통령의 발언이 예사롭지 않자 군 당국이 내놓은 고육책이 바로 포상금을 통한 신고유도인 겁니다. 포상금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인터넷에서 ‘무인기 로또’라는 표현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SNS를 비롯한 각종 게시판의 관련 반응을 살펴봤습니다. 관심이 높은 건 운석 로또 때와 같았지만 분위기는 달랐습니다. 그때는 재미나 호기심이었다면 이번엔 냉소적 반응이 대부분입니다.

“무선조종 비행기 만들어 야산에 두고 신고하면 되겠구나” “무파라치 나오겠군” “색깔 비슷한 대한항공 비행기 신고 많이 당하겠네”라는 글이 눈에 띄었습니다.

한 네티즌은 “국민 목숨 가지고 장난치느냐”고 분노했습니다. 무인기가 공격기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국방부는 군사적으로 큰 유해를 끼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했지만 대상이 개인이라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겁니다.

주변의 시선이 안 좋으니 “우리도 있다”라는 ‘퍼포먼스’라도 필요했던 걸까요. 8일 한국형 육군 무인기 송골매가 공개됐습니다. 김 대변인은 지난 3일 한 종합편성채널에서 “우린 무인기를 북한에 침투시키는 작전은 하지 않는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래도 네티즌들의 반응은 시큰둥합니다.

왜 같은 로또인데 운석에는 ‘우와’ 하다가 무인기에는 ‘피식’ 하는 걸까요. 파주에 추락한 무인기는 청와대 부근까지 날아와 대통령 관저까지 촬영했습니다. 대한민국 방공망이 무너진 겁니다. ‘하늘이 준 로또’에 대한 관심보다 ‘뚫린 하늘’에 대한 실망과 우려가 더 큰 것 아닐까요.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