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준비 뒷바라지는 자녀 성격유형 따라… 초·중·고 첫 중간고사 준비 어떻게 도울까

입력 2014-04-09 02:10


초·중·고교의 중간고사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른 학교는 이달 중순, 늦어도 말경에 중간고사를 치른다. 대충 치러도 되는 시험은 없지만 이번 중간고사는 새 학년을 맞아 처음 치르는 시험이어서 매우 중요하다. 특히 고등학교 1학년들은 대학입학 시험 준비에 첫발을 내딛는 것이어서 더욱 그렇다. 시험 준비를 하는 당사자는 물론 그런 자녀를 바라보는 부모들도 애가 타게 마련이다. 공부를 대신 해줄 수도, 시험을 대신 치러 줄 수도 없는 일. 그렇다고 손놓고 있을 수 없으니 뒷바라지나 하자고 나선다. 밤샘 공부하는 자녀와 함께 밤을 꼬박 새우기도 하고, “더욱 열심히 하라”고 잔소리도 해댄다. 부모들의 이 같은 태도는 자녀의 성격에 따라서 도움은커녕 외려 방해만 될 뿐이다.

㈜좋은교육 엄명종 연구소장은 “개념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반복하는 것을 매우 싫어하는 합리사고형의 아이들은 ‘공부를 열심히 하겠다’고 결심했다가도 부모가 ‘하라’고 하면 하기 싫어지는 청개구리 스타일이기 마련”이라며 ‘공부 열심히 하라’는 잔소리에 거부감을 느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 타입의 아이들은 부모 눈에는 정리정돈도 잘 못하는 것 같지만 나름의 규칙을 갖고 있으므로 책상을 비롯해서 공부방을 정리해준다고 손을 대선 안 된다. 반면에 자기 방에 있기를 좋아하고 성격이 차분한 안정형의 자녀는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정리 정돈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하므로 학교에서 돌아오기 전에 공부방 청소를 말끔히 해주는 게 도움이 된다.

이처럼 시험 준비 뒷바라지도 자녀 성격에 따라 달리 해야 효과가 있다. 한 걸음 한 걸음 차분히 내딛는 자녀 옆에서 마음만 급해 빨리 가자고 재촉하면 넘어질 뿐이다. 시험 준비하는 자녀를 돌보는 부모는 자녀와 2인3각 경기를 한다고 생각하고 뒷바라지에 나서야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엄 연구소장은 “아이가 계획은 세우지만 실천은 잘하지 못하고 사람을 좋아하는 상상느낌형이라면 부모는 매일 하루 15분씩 계획대로 공부를 하고 있는지 점검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스타일은 파트너형 공부법, 즉 자신이 공부한 것을 누군가에게 설명해 주는 방법으로 공부하면 효율적이므로, 부모가 학생 역할을 해주면 도움이 된다.

스스로 계획도 잘 세우고 실천도 곧잘 하는 신중형의 자녀라면 부모가 해줄 것이 없다고 여길지도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 한국학습코치협회 조기원 상임대표는 “신중형은 융통성이 부족해 한두 과목에 빠져서 다른 과목은 아예 손도 대지 못하고 시험을 치르기도 한다”면서 여러 과목을 고르게 공부하도록 시간 안배에 도움을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감성스킬센터 함규정 센터장은 “기운도 없고 기분도 좋지 않을 때는 ‘공부하라’고 다그치기보다는 산책, 자전거 타기 등을 하게 해 우울한 상태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 급선무”라면서 그날그날 자녀의 심리 상태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울한 상태인데도 책상 앞에 붙들어 앉혀 놓으면 게임에 빠지기 십상이다. 차라리 “공원에라도 나갔다가 오라”고 자녀의 등을 떠미는 엄마가 현명하다. 기분은 좋지만 기운이 없을 때는 단백질이 풍부한 식단 등으로 기운을 북돋워 주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기분까지 나빠져 우울 모드로 바뀔 수 있다.

함 센터장은 “기운은 넘치지만 기분이 좋지 않을 때, 즉 화가 나있을 때도 집중이 되지 않는다”면서 이럴 때는 그 화를 풀 수 있도록 부모가 적극적으로 도와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평소 자녀에게 “화가 났을 때 어떻게 하면 기분이 좋아지니? 네가 기분 나쁠 때 도와주려고 해” 라고 물어 관심과 애정을 표하는 동시에 필요한 정보를 알아두라고 함 센터장은 당부했다.

부모가 해줘야 할 것들도 많지만 해선 안 될 것들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시험 준비 기간과 시험기간 중 부모가 절대 해서는 안 될 것들로 불안조성과 부부싸움을 꼽았다. 자기주도학습연구회 정철희 회장은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불안한 상태에서 시험을 치르면 망치게 마련”이라면서 부모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자녀의 불안을 관리해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적지 않은 부모들이 자녀들보다 외려 더 불안해해 아이들의 시험공부를 방해한다”면서 부모는 정서적인 지지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가 공부하는 동안, 또는 휴식 시간에 “이번 시험 첫 시험이라서 잘못 치르면 큰일인데…” “실수하면 어떡하니?” 등의 쓸데없는 질문은 삼가야 한다.

조 상임대표는 “아이들의 가장 주요한 환경인 부모는 정서적 기반이 되므로 평소보다 더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해 줘야 아이가 집중해서 공부할 수 있다”면서 부부싸움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