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무관심하다” 20대 男, 상담사 살해 시도… 시신 유기 도구까지 준비
입력 2014-04-08 00:01
자신에게 무관심해졌다는 이유로 심리상담사를 납치해 살해하려한 20대 우울증 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자신에게 무관심해졌다며 심리 상담을 해주던 상담사 A씨를 납치해 살해하려한 혐의(살인미수 등)로 이모(27)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7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 4일 오전 9시30분쯤 출근하려던 A씨를 둔기로 때린 뒤 강제로 차량에 태웠다. 인적이 드문 강원도 야산으로 끌고 가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하려는 계획이었다.
A씨는 이씨에게 “내가 다 잘못했다. 나를 죽인다고 해서 마음이 풀리는 게 아니지 않으냐”는 등의 말을 건네며 설득을 시도했다. A씨는 결국 이씨가 몰던 차량을 경기도 이천시 버스터미널에 세우는 데 성공했다. 범행을 포기한 이씨는 버스터미널에 A씨와 차량을 두고 달아났다.
범행 이틀 뒤인 6일 오전 5시40분쯤 이씨는 휴대전화 위치추적 끝에 강원도 원주시 버스터미널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최근 들어 A씨가 자신에게 시간을 할애해 주지 않고 무시한다는 피해의식에 빠져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
경찰조사결과 이씨는 살해와 시신 유기에 필요한 도구를 치밀하게 준비해둔 것으로 드러났다. 2012년부터 우울증을 앓아온 이씨는 지난해부터 서울 강서구의 한 상담소에서 A씨에게 심리 상담을 받아왔다. 경찰은 이씨가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고 전했다.
박요진 기자 tru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