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새누리 서울시장 예비후보 첫 TV토론… 수성 vs 역전, 양보없는 설전 준비
입력 2014-04-08 03:01
3인 3색 전략은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의 최대 분수령이 될 TV토론을 앞두고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 이혜훈 최고위원이 한 치의 양보 없는 설전을 준비하고 있다. 선거 판세를 뒤흔드는 대형 이슈가 없는 상황에서 TV토론이 성패를 가를 주요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들은 9일 첫 토론에서 진검승부를 펼칠 예정이다.
정 의원 측은 정책 검증은 예리하게 하되 특유의 정감 있는 화법을 살려 친근감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여론조사에서 가장 앞서 있는 만큼 당내 경쟁자들과 ‘집안싸움’을 벌이기보다 박원순 시장과의 차별성을 부각해 ‘서울 탈환의 적임자’임을 내세우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정 의원 측 관계자는 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유권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후보의 공세를 동시에 방어해야 하는 점은 부담스러운 측면이다. 선거 때마다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2008년 당 대표 경선 당시 ‘버스비 70원’ 발언처럼 결정적 실수가 나올 경우 지지율에 타격이 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토론을 발판 삼아 역전을 꾀하고 있는 김 전 총리 측은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행정 전문가로서의 자질과 도덕성, 비정치인 출신 시장의 강점 등을 집중 부각시킨다는 방침이다. 당 안팎에선 김 전 총리가 인사 청문회와 국회 대정부질문 등에서 보여준 강단 있는 모습을 근거로 ‘토론의 숨은 강자’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하지만 선제적으로 공세를 펼쳐야 하는 경선 2위 주자로서 합격점을 받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김 전 총리 측은 정 의원을 겨냥해 “당내 경선에 나선 분이 당의 최고의사기구 회의에 참석해 자신과 관련이 있는 문제에 대해 발언하는 것은 공정한 경선 분위기를 해치는 행위”라며 신경전을 이어갔다.
TV토론에 가장 자신감을 보이는 후보는 이 최고위원이다. 당내 ‘경제통’이자 달변으로 유명한 그는 상대 후보의 허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면서 정책 검증을 펼칠 계획이다. 이 최고위원 측은 “TV토론이 지지율을 뒤집을 수 있는 마지막이자 유일한 기회”라며 의지를 다잡고 있다. 이 최고위원은 서울희망포럼 이사장인 강인섭 전 의원과 신혜경 서강대 명예교수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위촉하면서 전열을 정비했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세 후보 측 대리인을 참석시켜 전체회의를 열고 TV토론 일정을 확정했다. 공천위 부위원장인 김재원 의원은 브리핑에서 “TV토론은 9·16·21·29일 4번, 정책토론회는 18·23·27일 3번 실시한다”고 밝혔다. 토론 시간은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