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바람 잠잠한 수도권 선거판… 띄울 묘수 없어 속타는 야권

입력 2014-04-08 03:03

새정치민주연합이 6·4지방선거의 승패를 가를 수도권 광역 시·도지사 선거판에 바람을 불어넣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 지도부가 기초선거 무공천 논란에 빠져 주춤거리면서 선거판을 일으킬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일찌감치 선거 분위기를 띄우고 새정치연합 후보들을 맹추격하는 새누리당과 대조적이다.

7일 정치권과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전체적으로 서울·인천은 새정치연합 소속 박원순 송영길 시장이 새누리당 후보를 근소하게 리드하고 있다. 반면 경기도는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이 오차범위를 벗어나 새정치연합 후보들을 앞서고 있다.

그러나 서울과 인천에서 계속 격차가 좁혀지고 있고, 일부 여론조사에선 뒤집히고 있다. YTN과 여론조사기관인 엠브레인이 지난 1∼3일 서울·경기·인천 세 곳의 가상 대결을 펼친 결과 송 시장만 새누리당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을 5% 포인트 이겼고, 서울·경기 모두 새누리당에 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차범위 내라고는 하지만 박 시장도 42.7%를 얻어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43.8%)에게 졌다.

이번 조사의 경우 서울·경기는 성인 1000명, 인천은 성인 7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서울과 경기가 ±3.1%포인트, 인천 ±3.7% 포인트다. 정당지지율이나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투표에서 어느 정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느냐’는 방식의 여론조사에서는 새누리당 우세가 더욱 확실하다.

수도권 시·도지사 선거에 빨간불이 들어왔으니 딱히 이를 돌파할 묘수가 없는 상황이다. 박 시장의 경우 창당 이후 안철수 공동대표의 그늘에 가려지면서 언론과 여론의 관심에서 비켜나 있다는 분석이다. 경선이 없이 본선에 직행하는 것은 좋지만 흥행 이벤트도 없다.

박 시장은 이날 시청을 찾아온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과 15분간 회동해 협력방안을 논의했지만 관심도가 떨어졌다. 김 전 교육감이 경기도지사 레이스에서 정체된 모습을 보이는 것과 무관치 않다. 김 전 교육감 측 관계자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상·수·원(김상곤·안철수·박원순) 벨트가 주축이 돼 지방선거에서 공동대응하자는 취지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송 시장은 도전자인 문병호 의원과 당내 경선을 치러야 한다. 그러나 두 사람의 지지율 격차가 커서 당내에서는 경선이 본선 흥행에 도움이 되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도의 한 중진의원은 “더 늦기 전에 기초선거 무공천 문제를 빨리 정리해야 한다”며 “수도권을 하나로 묶고, 선거판 분위기를 바꿀 이슈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